경제민주화 공약은 김종인이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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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국민행복위원회 조직과 인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행복추진위 진영 부위원장, 김 위원장, 문용린 부위원장. [연합뉴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6일 경제민주화 등 대선 공약을 완성할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대선기획단이 출범한 지 20일 만이다.

 그동안 안대희 전 대법관이 이끈 정치쇄신위원회가 체제를 갖추고 굵직굵직한 방안을 내놓는 동안 국민행복추진위는 인선 단계부터 삐걱거렸다. 경제민주화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가 대립하면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였다.

 박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경제민주화 추진단장을 겸하도록 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던 김 위원장이 공약 설계를 직접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김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립해 왔으나, 결국 박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제민주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확고하게 방향을 설정해 얘기하신 분들을 찾지 못했다”며 “일치된 공약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내가 직접 챙겨야 할 것 같아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행복추진위에서 공약을 내놓고, 이게 후보 공약으로 확정되면 원내대표가 이러쿵저러쿵 할 소지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힘찬경제’ 추진단장으로 임명한 것은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의 보완책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김 위원장, 남덕우 전 총리와 함께 대표적인 ‘서강학파’(1960~70년대 경제개발을 주도한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관료)다. 김 위원장은 “김광두 원장은 내가 직접 모셔왔다. 행복추진위 안에서 복지와 경제성장이 대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라며 “추석 전까지 소수정예로 경제민주화 추진단을 꾸려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의 경제 브레인인 안종범·강석훈 의원은 경선 캠프 때보다 외견상 역할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경제민주화 부문에서 김 위원장보다는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안 의원은 행복추진위 실무추진단장을 맡았고, 캠프 ‘7인 정책위원’이었던 강 의원은 이름이 빠졌다.

 행복추진위는 산하에 국민행복플랜위원회와 국민대타협위원회라는 2개 위원회, 그리고 가계부채특별위원회라는 특위를 둔다. 본격적인 공약단으로 ‘오늘 행복 추진(경제·사회 현안)’ ‘내일 꿈 실현(미래 과제)’ ‘세계 속의 대한민국(외교·안보·통일문제)’ 3개의 키워드를 앞세워 분야별로 17개의 추진단과 1개 실무추진단을 만들었다. 새누리당에선 이종훈(노동·일자리)·나성린(민생경제)·여상규(지역균형발전)·김희정(사회갈등·안전)·김현숙(여성·보육)·민병주(성장동력·과학기술) 의원이 포함됐고, 외부 인사로는 ▶이상무 유엔 식량농업기구 한국협회장(농업·수산업) ▶옥동석 인천대 교수(정부개혁·재정조세개혁) ▶김장수 전 국회의원(국방) 등이 참여한다.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가계부채특별위를 담당한다.

이소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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