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의 귀환 … 바람도 신지애 편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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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16일(한국시간)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첫 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하고 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신지애는 이 홀에서 강한 바람 탓에 트리플 보기로 3타를 잃었지만 여전히 선두를 질주했다. [리버풀(영국) AP=연합뉴스]

신지애(24·미래에셋)가 ‘약속의 땅’ 영국에서 통산 10번째 우승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신지애는 최종 4라운드 8번 홀(0시20분 현재)까지 2타를 잃었지만 중간합계 8언더파로 2위 카리 웹(37·호주), 미야자토 미카(23·일본)에게 6타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신지애와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인연이 깊다. 신지애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던 2008년 이 대회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해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이뤘다. 2009년 대회에서는 공동 8위에 올랐다. 올해도 신지애와 브리티시 여자오픈의 특별한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강풍으로 2라운드가 하루 연기되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지만 신지애는 오히려 바람 덕을 봤다.

 14일 열린 1라운드 때는 오전에 바람이 잠잠하다가 오후에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 신지애는 오전에 라운드를 마치면서 1타를 줄였다. 16일 오전 열린 2라운드 때는 반대로 오전에 강풍이 불고 오후에 바람이 잠잠해졌는데 신지애는 오후에 경기하면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무려 8타를 줄였다. 특히 이글을 기록한 10번 홀(파5)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은 11~13번 홀은 해안에 접해 바람이 심한 곳이었지만 신지애가 지나갔던 시간에는 거짓말처럼 바람이 사그라졌다.

 대회 마지막 날도 바람은 신지애 편이었다. 신지애는 4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돌풍이 불면서 1번 홀(파4)에서 4온 3퍼트로 트리플보기를 적어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바람이 잠잠해지며 안정을 되찾았다. 3번 홀(파4)과 5번 홀(파5)에서 2m 가까이 되는 파 퍼트를 모두 성공시키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6번 홀(파3)에서 6m짜리, 7번 홀(파4)에서는 5m짜리 버디를 연속해 낚아내며 전반 한때 웹 등 2위 그룹에 7타 차까지 달아났다. 지난주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1년10개월 만에 통산 9승을 거두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신지애는 여유가 넘쳤다. 반면 우승 경쟁을 펼친 웹이나 다른 선수들은 바람에 속절없이 무너져 대조를 이뤘다. LPGA 투어 통산 38승의 웹은 8번 홀까지 5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멀어져 갔다. 이븐파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미야자토 아이(27·일본)는 3번 홀(파4)에서 티샷이 두 차례나 OB가 나며 5타를 잃고 공동 12위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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