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적군’ 이매뉴얼 응원, 왜 오바마 측근 - 시카고 교원노조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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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매뉴얼(左), 라이언(右)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연방하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심복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매뉴얼 시장은 파업 중인 교원 노조와 맞서고 있다. 물론 라이언의 이례적인 지지는 공짜도 선심도 아니다. 이매뉴얼을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게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게 되는 미묘한 상황을 이용했을 뿐이다.

 12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라이언 후보는 전날 이매뉴얼 시장의 교육개혁 정책에 맞서 25년 만의 파업을 벌이고 있는 시카고 교원노조를 비난하며 “우리는 이매뉴얼 시장 편”이라고 밝혔다.

 이매뉴얼은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난해 5월 시카고 시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오바마 재선 캠페인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라이언 후보는 “연방하원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이매뉴얼과는 모든 이슈에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이번에 시카고 교원 노조 파업이 불필요하고 잘못된 일이라고 한 것은 옳다”고 말했다. 라이언은 “교육개혁은 초당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두고 우리가 당을 앞세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교원노조는 신뢰할 만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다. 이들이 이매뉴얼 시장의 교육정책에 반발해 전면파업에 돌입하자 오바마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어느 한쪽을 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방을 편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후보는 바로 이런 오바마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라이언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빗장인 교육개혁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되며, 분명한 의사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이지 특정 그룹의 이익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본심도 드러냈다. 라이언은 “(집권한다면) 롬니 행정부가 하는 일은 모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들의 지지 발언을 “정치적 립서비스”라며 일축했다. 그는 “시카고 공립학교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장을 대변해준 데 대해 감사하지만 공화당이 이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부터 고려해야 하고 연방 교육예산을 삭감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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