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국고 지원금 70억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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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기도 성남 남부경찰서는 17일 산업자원부가 중소기업에 지원한 국고 7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S대 교수 김모(46)씨 등 대학 교수 5명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포장개발연구원 권모(41.과장급)씨 등 연구원 4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Y대 교수 정모(57)씨 등 교수 11명과 한국포장개발연구원 유모(73)씨 등 10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교수 김씨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포장개발연구원이 주관하는 포장개발 사업의 국고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업체와 함께 포장기술을 연구 개발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법으로 15차례에 걸쳐 2억2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연구원 권씨는 2003년 1월 정부 출연금 지원서류를 허위로 만들어 온 중소기업체에 2000여만원의 사업비를 수령하게 한 뒤 20%인 400만원을 받는 등 아홉 차례에 걸쳐 3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연구원 길모(58.부장급)씨는 권씨 등과 함께 이들이 필요한 서류를 갖추도록 도와주고 18차례에 걸쳐 44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기업체도 모르게 사업 신청서를 위조해 국고 지원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전국 400여 중소기업체와 150여 세무서를 상대로 개발비 사용실적 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혐의를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400여 차례에 걸쳐 70여억원에 이르는 국고를 횡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수사가 모두 끝나면 뇌물 수수 공무원 등 처벌 대상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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