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57, 유형별 학습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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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 8일에 치르는 수능까지 57일 남았다.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끌고 갈 것인지, 특정 영역에 집중해 성적을 올려야 할지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모의고사 성적의 변화 추이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성적이 상승·정체·하락이냐에 따라 집중해야 할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어 “특정 영역만 성적이 좋은 학생과 성적의 등락폭이 큰 수험생들은 향후 수능 학습전략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특정 영역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성적이 좋은 영역 또는 반대로 성적이 나쁜 영역에 치우치는 경향을 띠곤 한다”고 말했다. 전자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영역의 성적을 더 끌어올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수시모집에 올인하는 경우다. 후자는 수능 총점을 올려 정시모집 기회도 살려보겠다는 수험생이다.

 이 소장은 “수시·정시 중 어디에 집중할지에 따라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4개 영역을 무리하게 끌고 가다가는 수시·정시모집 모두에서 실패를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목표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에 비해 본인의 수능총점이 크게 부족하다면 수시모집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성적이 잘 나오던 영역도 한두 문제 실수로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며 “수능 2개 영역에 집중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시키는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모의고사 때마다 성적이 올랐다 떨어졌다 반복하는 학생들은 원인 분석이 우선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①학력평가는 잘 보지만 모의고사는 성적이 낮은 경우 ②상반기는 성적이 좋고 하반기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사례 ③난도가 낮을 때는 성적이 좋고 난도가 올라가면 큰 폭으로 하락하는 학생 ④반대로 난도가 높을 때 백분위가 높고 난도가 낮을 때 백분위가 낮은 수험생들이 있다.

 ①은 응용력을 기르지 못하고 수능 기출문제를 암기만 하는 식으로 공부한 학생이다. 학력평가는 기출문제와 유사한 문항이 많은 반면 모의고사는 기출문제를 응용해 한 단계 발전시킨 문제가 많다. 기출문제와 유사한 응용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봐야 한다. ②의 경우는 하반기 모의고사에 추가된 시험범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③에 해당하는 수험생은 3, 4점짜리 고난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④는 작은 실수가 잦은 사례다. 난도가 높으면 다른 수험생들의 성적이 더 크게 떨어져 상대적으로 백분위가 상승하는 반짝 효과일 뿐이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이사는 원인 분석과 문제 해결을 위해 “실전 모의고사 횟수를 늘리고 모의고사를 치른 후엔 오답 분석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술은 매주 1, 2일 정도 일정하게 준비해야

성적이 계속 떨어지는 수험생들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눠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는 재학생 가운데 평균 3등급 이상 성적이면서 백분위 총합으로 1~3% 하락하는 학생들이다. 김명찬 이사는 “모의고사 성적이 2~3등급 대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지나치게 기대를 건다”며 “내신·논술 준비에 시간 투자를 늘리면서 수능 준비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능과 내신·논술 준비를 균형 있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논술 준비는 한 주에 1~2일 정도 공부시간을 미리 계획하고 일정하게 시간을 투자해 수능 공부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의고사 성적이 평균 4등급 이하면서 꾸준히 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학생들은 목표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 가능성을 냉정하게 점검해봐야 한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이런 학생들은 전 영역에 걸쳐 기초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인데, 수능 4개 영역을 무리하게 끌고 가면 정시모집 합격도 장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수능 2개 영역 3등급을 맞춰 수시모집 합격을 노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적 향상 가능성이 높은 2개 영역을 고른 뒤 남은 기간 이에 집중한다.

  성적이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면 수능까지 영역 간 균형 잡힌 학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영덕 소장은 “실수를 줄이고 풀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문제의 양을 늘리기보다 기출문제를 수차례 반복해 풀면서 정확하게 푸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현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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