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일본 축구 몰라보게 좋아져

중앙일보

입력

일본 축구가 확 달라졌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예선 2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한 트루시에 감독은 "이제서야 내가 추구하던 축구가 제 모습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3월 조국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0 - 5로 참패, 충격을 받은 트루시에는 70여일 만에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로 전환했다.

일관되게 고집하던 '플랫 스리' (3명의 수비를 일자로 배치)를 상황에 따라 '파이브 백' 으로 전환하는 임기응변식 수비로 바꿨다. 트루시에는 지난 4월 스페인전(0 - 1패)에서 양 측면의 미드필더를 수비로 내려 배치하는 파이브 백으로 막강 스페인의 공격력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2일에도 임기응변식 파이브 백으로 카메룬을 골탕먹였다. 파이브 백 시스템이 성공하는 것은 모리오카라는 탁월한 중앙 수비수가 있기 때문이다. 모리오카는 나카타 고지(左)와 마쓰다(右)를 이끌며 탄탄한 수비 라인을 구성한다.

좌우 미드필더인 오노와 묘진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도 일본 축구가 한 단계 뛰어오른 주된 요인이다. 이들은 수비에 가담하다가도 폭발적인 스피드로 최전방에 뛰어들어 일본의 공격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이번 대회의 최대 히트작은 과감한 선수 기용과 정확한 선수 교체라 하겠다. 캐나다전에서 전반 끝나기 직전 나카야마를 투입, 공격의 물꼬를 텄던 트루시에 감독은 카메룬전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스즈키를 과감하게 기용했다.

스즈키는 두 골을 넣어 기대에 부응했고 후반 컨디션 난조에 빠진 나카타 대신 투입된 모리시마 역시 교체 직후 스즈키의 두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수비를 강화해야 할 상황에서 모리시마를 투입, 더욱 거세게 몰아붙인 것도 카메룬의 허를 찌른 전술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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