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소타, 신지애 돌아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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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7일(한국시간)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1라운드 9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신지애는 9언더파 62타로 1라운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윌리엄스버그 AP=연합뉴스]

신지애(24·미래에셋)가 생애 최저타 기록을 세웠다. 신지애는 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6379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사냥, 9언더파 62타를 쳤다. 이전까지 그의 최저타 기록은 63타였다.

 2년 만의 우승을 위한 찬스도 잡았다. 폴라 크리머(미국) 등 6언더파 2위 그룹에 3타 차 단독 선두다. 2010년 미즈노 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는 신지애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킹스밀 챔피언십에는 세계 랭킹 톱10 중 3명만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모두 나왔다 해도 신지애를 앞서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62타는 신지애의 최소타 기록일 뿐 아니라 대회 최소타 기록이기도 하다. 아무도 이 코스에서 62타를 친 적이 없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신지애는 첫 홀인 10번 홀에서 7m의 멀찍한 버디 퍼트를 넣어버렸다. 2번 홀에서 3m 버디를 성공했다. 3번 홀에서는 7m의 파 퍼트를 또 쑥 넣었다. 신지애는 전반 9홀을 5언더파로 돌았다.

 대서양에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던 13번째 홀(4번홀)에서는 위기도 있었다. 이 홀에서 그린을 놓쳤는데 러프가 길어 파 세이브 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샷감도 나빠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경기 중단 사이렌이 울렸다. 신지애는 “클럽하우스에서 예전에 했던 어려운 칩샷들을 생각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재개된 후 이 칩샷을 그대로 넣어 버디를 잡았다.

 힘을 낸 신지애는 7, 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마지막 홀인 9번 홀에서는 동반 라운드한 장타자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과 거의 비슷한 거리의 티샷을 날렸다. 신지애는 “똑바로만 치자고 생각했는데 너무 멀리 나가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의 퍼트 수는 총 23개였다. 신지애는 “샷감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퍼트감은 아주 좋았다”면서 “헤아려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내 생애에서 가장 퍼트를 적게 한 라운드”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왼쪽 손목 수술을 한 신지애는 7월 복귀한 후 서서히 샷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27일 끝난 캐나디안 오픈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신지애는 “골프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요즘 다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지존’으로 불렸던 신지애가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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