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 GDP 성장률 0.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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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 3% 성장률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2% 증가했다. 2010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실질 GNI는 우리나라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하지만 이는 한국 경제의 외형이 성장했다기보다는 교역조건 개선으로 무역 손실 규모가 줄고 수입물가가 많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 GNI’는 수요 부진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며 되레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명목 GNI가 뒷걸음질친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2분기 0.3%의 GDP 성장률은 지난 7월 한은이 발표한 속보치(0.4%)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2.6%였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2.5%로 하향 조정됐다. 정부의 연간 전망 3%를 맞추려면 하반기에 3.4% 이상 성장해야 하지만 세계 주요국 경제가 같이 가라앉고 있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0.5%)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제조업(-0.2%)과 건설업(-2.7%)이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통신장비 등을 중심으로 7% 줄었다. 1분기 1% 증가했던 민간소비도 0.4% 늘어나는 데 그쳐 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에서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정영택 국민계정부장은 “국내 주요 기업의 상반기·2분기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2%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덩달아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 압력 없이 한 나라의 모든 생산자원을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미래 성장 잠재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잠재성장률이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며 3%대 중후반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가 잠재성장률을 계속 낮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거시경제실장도 “6개월 전만 해도 4%대 초반으로 봤던 잠재성장률을 지금은 3.8% 정도로 추정한다”고 말했다.GNI( 국민총소득) GDP( 국내총생산)

GNI란 국민이 생산 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을 모두 사용할 때 얼마나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다. 국내·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구매력을 나타낸다. ‘실질 GNI’란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 손익과 물가상승률 등까지 감안한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다. GDP는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일정 기간(보통 1년)에 걸쳐 새로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가치, 즉 부가가치의 총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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