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던 송도 센트로드 분양가 이하 매물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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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금부터 4년 전인 2008년 9월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상가와 사무동, 오피스텔이 함께 지어지는 송도 센트로드 청약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263실 오피스텔 청약에 무려 3만3898명이 청약해 평균 1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20실을 대상으로 한 상가 청약에도 사람들이 3290명이나 몰려 평균 27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당첨될 수 있었다.

당시엔 송도국제도시 개발 기대감으로 청약자들은 당첨만 되면 ‘로또’에 당첨된 것 마냥 기뻐했다.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당첨되고 주변 친구들에게 술을 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며 “분양가 이하 매물이 넘치는 요즘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분양 당시 3만여명이 몰려 12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송도 센트로드. 지난해 11월 준공했지만 대부분 비어 썰렁하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20~30% 흔해

송도 센트로드는 지하 5층 지상 45~51층 업무시설 2동과 오피스텔 1동으로 구성됐다. 연면적 20만1952㎡ 규모로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하지만 이 복합단지는 준공한지 1년 가까이 되지만 아직도 썰렁하다. 송도신도시 개발이 지지부진해 오피스 업무시설 2동은 여전히 텅텅 빈 상태다.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120개 상가는 대부분 비었다. 오피스텔 입주도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 이달 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센트로드의 입주율은 30.2%에 불과하다.

상가나 오피스텔은 대부분 분양가 밑으로 떨어졌다. 주변 중개업소엔 분양가보다 20%이상 싼 오피스텔이 흔하다. 3억8500만원에 분양했던 전용면적 88㎡형은 3억원에 매물로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분양가보다 10~20% 낮게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가 없어 거래는 거의 안된다”고 말했다.

상가 분양가는 3.3㎡당 2500만원으로 점포당 8억~10억원씩에 분양했지만 현재 1억원씩 싸게 나온 매물도 입질이 없다. 한 상가계약자는 “오피스가 텅텅 비어 있으니 상가를 열어도 사람들이 올 리 없지 않느냐”고 답답해했다.

입주예정자 “홍보 내용과 달라 사기분양” 주장

계약자들은 지난 2월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분양대금 반환 청구와 계약 해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피스텔 계약자 100여명과 상가 계약자 50~60명이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분양 당시 홍보 조감도와 다르게 시공됐고, 과장 광고를 했다는 것을 이유로 ‘부실시공과 사기분양’을 주장한다.

분양 당시 유동인구 32만여명, 상주인구 1만4000여명이 예상된다고 대대적으로 과장 홍보한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 계약자는 “당초 건물 외관을 알루미늄 소재로 랜드마크답게 짓겠다고 했으나 결국 거짓말이었고 안전 시설 미비 등 부실시공이 많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입주율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SD어드바이저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측은 경기 상황에 따른 문제로 설계 대로 시공했고, 입주율도 높아지고 있는 등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ADT캡스 R&D센터가 이 건물로 이전하는 등 사무동도 조금씩 계약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어쩔 수 없이 입주율이 떨어지고 공실률이 낮아진 것”이라며 “역세권 단지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분양당시 건설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송도 센트로드 준공후 조감도. 주변 상황, 건물의 재질 등 실제 준공된 모습과 다르다며 계약자들이 소송을 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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