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지진 179건…'LA 빅원 오나' 불안불안

미주중앙

입력

지진 불안을 호소하는 남가주 주민이 늘고 있다. 체감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최근 잦아진 탓이다.

3일 연방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오전 3시27분쯤 베벌리힐스에서 규모 3.2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남가주에서 발생한 규모 3 초과 지진으로선 세 번째다. 지난 주엔 여진만 390여 회를 기록한 임페리얼 카운티의 브롤리 지진(규모 5.3) 지난 달 초에 이어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지난 달 29일 발생한 요바린다 지진(규모 4.1)이 인근 지역 한인들을 놀라게 했다.

USGS는 최신 통계를 인용 지난 한 달 동안 가주 전역에서 규모 2.5 이상 지진이 총 179건 발생했으며 수만여 건의 여진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USGS의 제시카 터너는 이번 지진에 대해 "지표면과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체감 진동이 컸다"라며 "여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USGS를 비롯한 지진 관련 연구기관들은 지진이 잦다 해서 반드시 '빅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주에 대형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의 문제일 뿐'이란 견해를 오래 전 부터 공공연히 밝혀 왔다.

USGS에 따르면 향후 25년 내 가주에 규모 6.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99%다. 빅원이 LA 인근 지역을 덮칠 가능성도 67%에 달한다고 본다. 이러한 가운데 짧은 기간 동안 진동을 감지할 수 있는 규모의 지진 발생이 잦아지자 가뜩이나 '빅원'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남가주 지역 상당수 주민은 지진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랐던 지진이 LA.부에나파크.풀러턴.어바인 등 한인 다수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곳을 진앙으로 한 탓에 한인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금만 흔들려도 가슴이 철렁한다는 제니 김(29.LA)씨는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곧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며 "친구들과 SNS를 통해 안부를 묻거나 지진 시 대처 방법을 알아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3일 지진 이후에도 트위터와 미씨 USA 페이스북 등엔 '진동이 느껴지자마자 밖으로 뛰쳐나왔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테러 난 줄 알았다'는 등의 메시지들이 줄을 이었다.

지진 대비 상품 판매에 나서는 업체 상품 구매에 나서거나 지진 보험에 대해 알아보는 한인도 늘고 있다.

앨버슨.월마트.코스트코 등 대형 수퍼마켓 체인들은 지진을 포함한 비상 상태에 대비한 응급키트 기획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진 대비 키트'를 판매하는 앨버슨 남가주 디비전의 릴리아 로드리게스 매니저는 "참치통조림.생수.물수건.세면용품.시리얼바 등이 들어있는 키트(13.99달러)는 현재 재고가 바닥이 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추가주문에 들어갔다"라며 "지진이 잦아지며 응급키트 구매 가정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구혜영 기자·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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