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열정·다툼·헤어짐, 고다르의 '사랑의 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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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는 그 이름 자체로 이벤트이다. 이번 칸영화제에 '사랑의 찬가(Eloge de l'amour)'를 출품한 것은 '칸의 찬가(Eloge de Canne)'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그의 존재로 이번 영화제에 무게가 실렸다. 크고 작은 영화로 칸과 12번의 관계를 맺은 고다르(작년에도 '21세기의 기원'이라는 영화를 단편부분 개막작으로 소개했다)는 90년 '누벨바그'이후 10년만에 다시 경쟁부분에 자신의 영화를 출품했다.

'사랑의 찬가'는 극히 개인적인 회상에 대한 영화이다. 나이가 다른 세 커플을 통해 '만남'과 '열정', '다툼', '헤어짐' 등 네가지 순간을 그렸다.

"어떤것을 만드는 행위는 어떤것에 대한 저항을 의미합니다. 저는 자유의 행위가 아닌, 저항의 행위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고다르가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에서 사랑의 의미는 이차대전의 프랑스 레지스땅스에서 오늘날의 미국 문화에 대한 (영화를 포함한) 프랑스 영화의 저항까지 포괄적인 의미의 모든 저항을 의미한다.

"아마 관객이 얼마나 감독을 존경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영화"와 같은 평가가 무리없어 보일 만큼 이 영화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노스탈지로 가득차있다. 영화 전반 흑백부분은 주인공이 영화 (또는 소설, 연극, 오페라일수도 있는)를 찍기 위해 나이가 다른 커플들을 만나는 설정하에 고다르가 수십년 동안 영화를 찍어왔던 파리의 곳곳을 담았고, 후반부 컬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스위스에 사는 한 심미주의자(고다르 자신일 수도 있는)가 추구하는 시간에 대한 기억을 담았다.

결국, 이 영화는 영화내내 잠언처럼 고다르가 제시하는 "사랑에 대한 어떤것(quelque chose de l'amour)"이던 "어떤것에 대한 사랑(l'amour de quelque chose)"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다른 그의 영화들처럼 그 어떤것이 영화일 수도 있고.

박스오피스 (5/9~5/15)

삼주 동안 가뿐히 3백만명을 동원한 장-삐에르 주네의 '아멜리 뿔랭(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이 이번주도 역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주에 비하면 44%나 관객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간 관객 동원률의 39%를 유지해 2위로 새로이 개봉한 '어롱 컴 어 스파이더(Le Masque de l'araignee)'나 3위인 '드라큘러 2001(Dracula 2001)' 보다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칸영화제 출품작인 세드릭 칸의 '로베르토 수코'나 장-뤽 고다르의 '사랑의 찬가'가 개봉한 지난 16일 역시 당일 집계로는 여전히 '아멜리 뿔랭'이 선두를 지키고 있어, '돌아온 미이라' 등 허리우드의 여름용 블럭버스트가 개봉하기 시작하는 5월 23일 전까지는 무난히 1위를 고수할 전망이다.

순위 제목 배급사 기간(주) 관객

1.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UFD 3 669 985
2. Le Masque de l'araignee, UIP 1 140 736
3. Dracula 2001, Bac Films 1 105 868
4. 15 Aout, Europa Dist. 4 92 460
5. Le Mexicain, UIP 3 59 603
6. Highlander Endgame, Bac Films 2 49 922
7. Sale Mome, GBVI 2 47 851
8. Yamakasi, les samourais des temps moderne, Europa Dist. 6 44 313
9. Les Chemins de la dignite, UFD 2 39 509
10. American Girls, Metropolitan 2 36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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