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올림픽 농구대표 한인, 입양 후 성공까지 풀스토리

미주중앙

입력

한인 사라 빈스펠드 선수가 위스컨신대 화이트워터 캠퍼스 체육관에서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경기를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8명 입양한 빈스펠드 가족 장애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일해온 가장 닐 빈스펠드는 아내 지니씨와 결혼 직후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입양을 실천에 옮겼다. 특히 장애아들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현재까지 입양한 자녀는 모두 8명이며 친자녀 3명을 포함해 11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빈스펠드 커플과 사라(맨 왼쪽), 미카엘라, 마리사, 베카, 제나, 샘, 한나, 팅, 벤, 제스 그리고 잭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장애, 인종, 성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빈스펠드 가족 제공]

사라 빈스펠드(24)의 농구 코트에는 운동화가 끌리는 소리 대신 바퀴 스무개가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벌인다.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 농구 선수들은 60파운드가 넘는 휠체어를 몰면서도 덩크슛의 꿈을 향해 달린다.

바로 휠체어농구 선수들 이야기다.

어제 개막한 런던 장애인 올림픽 미국 대표팀에 소속된 한인 빈스펠드 선수의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위스콘신대 화이트워터 캠퍼스를 올봄에 졸업한 빈스펠드는 태어난지 9개월이던 88년 한국에서 입양돼 미네소타로 왔다.

그는 '이분척추'를 갖고 태어났다. 이분척추는 태아 발달기에 등뼈(척추)가 완전히 만들어지지 못하고 갈라져서 생기는 선천성 척추 결함이다.

이분척추의 원인을 현대의학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사라의 슛을 막진 못하고 있다.

그는 아이언데일 고등학교 재학때 농구를 시작해 코치를 따라 대학에서도 스포츠팀 지도자 과정을 전공했다.

왜소한 체구이지만 사라양은 4학년 마지막 게임이 됐던 '칼리지 디비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패러팬 아메리칸 대회'(Parapan American Games)에서 금메달을 입에 물기도 했다.

대학팀에서 사라를 지도했던 댄 프라이스 코치는 "사라는 처음엔 조용하고 부끄럼을 타는 소녀였지만 코트에서는 빠른 대시와 스피드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팀원들에게 항상 웃음을 선사하는 이야기꾼"이라고 기억했다.

사라양이 이런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가족 환경이 한 몫을 했다. 88년 그를 입양한 빈스펠드 부부는 사라를 처음 사진으로 보고 "마치 음악방송을 듣다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낸 것 처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이들 부부는 그후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7명을 더 입양했으며 친자녀도 셋을 낳았다.

어머니 지니 빈스펠드(49)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입양을 시작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아이들을 낳을 수 있었고 줄기찬 입양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며 "단순히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접근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우리가 누리는 기쁨의 원천'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에서 게임을 앞둔 사라양은 "금메달을 꼭 따서 멋진 코치로 데뷔하고 싶다"며 "미국팀의 투지가 하늘을 찌를 듯해 우승을 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올림픽에서 미국을 대표해 뛸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혹시 장애 때문에 실의에 빠진 이들이 있다면 가능한한 모든 스포츠를 다해보고 좋아하는 스포츠를 골라 도전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한편 여자 B조에 속한 미국 대표팀은 오늘 오후 3시 15분(현지시각)에 프랑스와 첫경기를 치른다.

물론 미네소타에 있는 나머지 12명의 빈스펠드 가족은 이웃들과 모여 'Go Sarah'를 외치며 응원전에 돌입한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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