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얼음 역대 최소 … 한국 올겨울 혹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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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여름 북극해를 덮은 바다얼음의 면적이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작은 410만㎢까지 줄어들었다. 역대 최소치인 2007년 9월 18일의 417만㎢보다 7만㎢(한반도의 70%)가 작은 것이다. 기상전문가들은 올여름 북극 얼음이 대규모로 녹아내려 겨울 남한에 혹한이 닥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난화가 얼음을 녹이고, 따뜻해진 북극이 중위도 지방에 혹한을 가져오는 ‘온난화의 역설’이 예상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29일 현재 북극해 바다얼음의 면적이 역대 최소 면적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류상범 지구환경시스템연구과장은 “북극 바다얼음의 면적 변화보다 3~4주 앞서 나타나는 얼음 표면거칠기 변화를 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 올해 최소 면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는 “79년부터 인공위성으로 북극해 얼음 면적의 변화를 관측한 결과 연도별 최소 면적 1~6위가 모두 2007~2012년에 나타났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이 감소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북극해 얼음 감소는 아시아에서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북동항로’가 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반도에는 혹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김현경 기후예측과장은 “러시아 우랄산맥 근처의 북극해, 즉 바렌츠해와 카라해 얼음이 많이 녹으면 우랄산맥 부근에 제트기류의 흐름을 가로막는 ‘저지(blocking) 고기압’이 생긴다”며 “동시에 시베리아 고기압도 세력이 커지게 돼 한반도에는 추운 겨울이 닥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 수증기가 증가하면 시베리아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것도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시킨다.

결국 북극과 시베리아 사이의 기압 차이가 줄면 중위도 상공에서 동서로 빠르게 돌던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갇혀 있던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동북아시아에 혹한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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