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타 야스타카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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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의 장남인 무라타 야스타카(村田泰隆.54.사진)사장은 무라타의 경쟁력의 원천을 한마디로 '기술 축적' 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과도 인터뷰를 꺼리기로 유명한 그를 어렵게 만나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를 들었다.

-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키고 있는 비결은.
"창사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주력해 독자적인 재료기술과 생산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연구개발도 장기계획을 세워두고 하고 있다. 예컨대 10년 뒤의 기술지도를 그려놓고 그에 맞춘 장래의 부품수요를 예상한 뒤 현 단계에서 필요한 기술을 역산해 연구한다. "

- 사업다각화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핵심 요소기술을 벗어나는 분야는 손대지 않는 것이 경영방침이다. 만일 무라타가 완성품 시장에 진출한다면 기존 고객과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본업이 어려워진다. "

- 세계적으로 IT경기가 위축되고 있는데, 경영에 미칠 영향은 없는가.
"생활양식의 변화나 신제품의 등장으로 새로운 부품시장이 성장할 여지는 많다. "

- 부품회사는 완성품 회사로부터 늘 가격인하 압력을 받는 등 약자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을텐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선은 공정을 개선하거나 생산기간을 단축해 경비를 절감한다. 이렇게 2~3년 견디다 그 후엔 재료기술을 바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 재료기술 개발을 병행하지 않으면 경비절감에 한계가 있다. "

- 한국 기업의 약점을 지적한다면.
"재벌 중심 구조에는 장단점이 있다. 부품만 개발하다 보면 적자에 빠질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재벌이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다. 반면 한정된 범위 내에서 계열사로 안주해 클 수밖에 없는 약점이 있다. "

무라타 사장은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감수성을 꼽는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야말로 국제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비촬영이 취미인 그는 지금까지 3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한국 출장길에는 광릉 부근에서 촬영일정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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