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값 따로 성능 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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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건전지 가격은 제품에 따라 최대 9배 차이가 나지만 성능 격차는 1.56~7.5배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싼 건전지가 제값을 못한다는 얘기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AA 크기 건전지의 가격과 성능을 비교한 ‘제8호 비교공감(옛 컨슈머 리포트)’을 26일 발표했다. 가장 비싼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개당 2725원) 배터리부터 제일 싼 ‘테스코 파워하이테크’(개당 300원)까지 12종 제품을 시험했다. 성능은 에너지 소모가 적은 ‘저율 방전’ 기기와 많은 에너지를 쓰는 ‘고율 방전’ 기기로 나눠 파악했다. 저율 방전은 리모컨·디지털도어록 등에 쓸 때, 고율 방전은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플래시 등에 쓰는 경우다.

 시험 결과 저율 방전 기기에서 제일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은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이었다. 반대로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로케트 파워였다. 같은 조건에서 사용한다고 할 때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은 로케트 파워보다 56% 더 오래갔다.

그러나 가격까지 고려한 성능(가격 대비 성능)은 달랐다. 테스코 파워하이테크가 최고였고,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은 반대로 꼴찌였다. 저율 방전 기기용으로는 대체로 값이 싼 배터리의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났다.

리모컨이나 디지털도어록에 넣는 배터리는 값싼 것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디지털카메라 등에 쓸 때는 결과가 이와 달랐다.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이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배터리보다 7.5배 우수했다. 여기서도 가격 대비 성능 1위는 테스코 파워하이테크였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조경록 팀장은 “자주 건전지를 바꿔 줘야 하는 디지털카메라 등에 쓸 때는 성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배터리를 쓸 경우 비용은 적게 들지만 지나치게 자주 갈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성능·가격 비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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