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수학 선생님 된 발랄한 여고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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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1일 전주 근영여고 C&C 학생들이 아프리카로 보낼 안경, 안경 케이스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주=프리랜서 오종찬]

21일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근영여고의 송학관 2층 로비. C&C동아리 학생들이 200여 개의 안경과 안경닦이·안경케이스 등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학생·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6월부터 폐안경 모으기 캠페인의 결과물이다. 지난 5월에도 1000여 개의 안경을 수집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으로 보냈다. 2학년 김수민양은 “아프리카는 안과의사가 부족해 많은 사람이 시각장애를 안고 살아 간대요. 3600만 인구의 탄자니아에 안과의사는 50여 명뿐이래요 . 폐안경을 모아 다른 사람의 빛을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제19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전주 근영여고의 C&C(Chaos & Cosmos·혼돈과 질서)는 1998년에 만들어졌다. 원래는 과학 스터디그룹이었다. 봉사를 접목하기 시작한 건 2006년께다. 자신들이 배우고 익힌 과학·수학 지식을 초·중학생과 장애인 등에게 나눠주는 재능 기부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회원은 1~3학년 23명이다.

 학생들은 1년에 4~5차례 과학축전, 농촌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미래 과학교실’ 등 캠프를 진행한다. 5월 전북학생과학축제 때는 한 달 동안 청소년 멘토링 활동을 했다.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전주 자림원을 두 차례 방문해 수학놀이도 했다. 임진모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느끼는 한편 배려심, 이웃과 함께하는 보람 등을 함께 깨우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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