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주기 배드민턴’ 슬그머니 봐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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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고의로 ‘져주기 경기’를 시도한 배드민턴 코칭스태프와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가 당초 결정보다 크게 완화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2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성한국(49) 감독과 여자복식 담당인 김문수(49) 코치에게 4년간 국가대표 지도자 자격 정지, 김민정(26·전북은행)·하정은(25·대교눈높이)·김하나(23·삼성전기)·정경은(22·KGC인삼공사) 등 4명의 선수에겐 1년간 국가대표 자격정지 및 6개월간 국내외 대회 출전 정지라는 처분을 내렸다. 성 감독과 김 코치는 제명, 선수들은 2년간 국내외 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14일 상벌위원회의 결정에 비해 크게 완화된 조치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징계 완화는 선수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상벌위의 의견대로 징계가 이뤄졌다면 성 감독과 김 코치는 대표팀은 물론 실업팀에서도 활동할 수 없고, 선수들도 사실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협회로선 당초 상벌위원회에서 결정했던 내용보다 많이 후퇴하면서 처음의 중징계가 단지 여론 무마용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져주기 경기’의 책임자인 성 감독과 김 코치에 대한 징계가 국가대표 지도자만 맡지 못하는 쪽으로 바뀌며 소속팀에서는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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