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첫 대서양 단독 비행 에어하트 75년 전 실종 미스터리 풀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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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하트

여성 최초로 대서양을 단독 비행하고, 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했다가 행방불명된 ‘하늘의 퍼스트 레이디’ 아멜리아 에어하트(1897~1937). 그가 탔던 항공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미국의 ‘역사적 항공기 회수를 위한 국제 모임(TIGHAR)’은 17일(현지시간) 과학수사 기법의 사진 분석을 통해 남태평양의 키리바시 공화국령 니쿠마로로섬 서쪽 산호초에서 항공기 랜딩 기어와 휠처럼 보이는 물체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에어하트는 1928년 여성비행사로서는 처음으로 대서양횡단에 성공한 이후 37년 적도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비행에 나섰다가 성공을 눈앞에 두고 남태평양 상공에서 실종됐다. 이 단체는 실종된 에어하트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지난달 3일 에어하트 실종 75주년을 맞아 아홉 번째 탐사에 나선 TIGHAR의 릭 길래스피 상임이사는 “우리가 가진 증거와 비교해봤을 때 에어하트의 비행기 잔해가 있어야 할 곳에서 이 물체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에어하트의 비행기 잔해라고 단언할 순 없다며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IGHAR은 당초 220만 달러를 들여 열흘 간의 탐사에 나섰으나 표준형 비디오 카메라로는 별다른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길래스피 이사는 디스커버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성급한 언론들이 우리를 비난했지만 따로 촬영한 고화질(HD) 카메라 영상을 전문가에게 보내 분석한 결과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또 “현재 분석이 끝난 HD 영상은 30%에 불과하다”며 추가 발견의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에어하트는 실종 후 시신이나 항공기 잔해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많은 궁금증을 낳았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당시 미 대통령이 여러 차례 구조대를 파견했으나 흔적 찾기에 실패하면서 일본제국군에 정보원으로 잡혀있다거나 신원을 바꾸고 뉴저지에 정착했다는 등 각종 음모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TIGHAR 측은 태평양 상공이 아닌 니쿠마로로섬으로 추락했을 것으로 보고 탐사를 계속해 왔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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