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범죄 예방엔 스마터 시티가 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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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오하이오주 더뷰크(Dubuque)시에선 최근 각 가정의 물 사용량을 인근 주민 사용량 및 전체 평균 사용량 등과 비교·통지해 주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모든 가구에 ‘스마트 수도 계량기’를 설치했다. 이 사업으로 시 전체 물 소비량은 30% 줄었다.

 IBM ‘스마터 시티(smarter city)’ 부문 미나기 벤캣(Meenagi Venkat·52·사진) 부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점검차 방한한 그는 “더뷰크시는 이 같은 시스템을 전력 부문으로 확대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력 분야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나.

 “ 미국 IBM 본사 빌딩은 냉난방 시스템과 보안 시스템을 결합해 사람이 없는 곳은 냉방을 끄고 사람이 있다면 숫자에 따라 바람의 세기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50%가 넘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봤다.”

 -범죄 예방에도 활용된다던데.

 “최근 한국에서 성범죄가 잇따라 CCTV 설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CCTV 같은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녹화 영상을 활용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예컨대 남자 2명 이상이 한 장소에서 30분 이상 있을 때 이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파악해 경찰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식으로 활용할 때 범죄 예방이 가능하다.”

 -그 외 적용 분야는.

 “교통·기후 예측·재난 관리 등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공업단지나 사업장에서도 쓸 수 있다. 미국 야구단 마이애미 돌핀스 홈구장에선 관객 수를 예측해 혼잡을 막기 위해 스마터 시티 개념을 적용했다.”

 -도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쌓고 활용하다 보면 사생활 침해 논란도 일겠다.

 “정보 수집엔 시민 참여가, 활용에 있어선 시민 동의가 필수적이다. 어디까지 정보를 모으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스마터 시티 관점에서 서울을 평가하면.

 “전자정부·교통체계 같은 하드웨어가 잘 구축된 도시다. 여기서 수집된 정보를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스마터 시티(smarter city) 거대한 양의 데이터, 즉 ‘빅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도시 구석구석 깔린 스마트 시티(smart city) 보다 발전한 개념이다. 치안·전력·수자원·교통·기후 예측·재난 관리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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