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바닥권 탈출 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메모리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바닥권 탈출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북미현물시장 관계자들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일부 주장들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온라인 전자부품 거래소인 NECX의 그랜트 존스 상품담당 매니저는 4일 '침체에 빠진 시장에서 애써 밝은 전망(silver lining)을 찾아보려 하고 있으나 낙관적인 전망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 흐름이 회복세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면서 'D램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으나 이번주 현물 거래가의 움직임은 새로운 고난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스는 '무선통신이나 네트워킹사업이 PC부문보다 오히려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롯된 시장침체로 인해 D램은 재고누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곧 가격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곧 미세 공정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생산량도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보인다. 존스는 이같은 재고누적이 더욱 심화돼 128메가 D램(16M×8)의 경우 3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NECX의 또다른 상품 담당 매니저인 스티븐 버클러도 D램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버클러는 '몇주전에 델 컴퓨터는 분기실적전망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대만의 마더보드 업체들도 사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잠시 D램시장이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악화일로에 있다'며 '또 한차례의 고통스러운 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모든 D램 제품의 가격은 생산비에 거의 근접했거나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시아현물시장에서는 128메가D램과 64메가 D램의 가격이 각각 4달러와 2달러 아래로 추락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