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네티즌들, 황혼을 뜨겁게!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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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시간 교육 너무 짧다”나이 들어서 컴퓨터를 배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 처럼 혼자 책을 보고 배우려고 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도 젊은 사람들과 같이 진도를 맞추어 나가기는 쉽지 않다.

중앙정보처리학원의 한 관계자는 “노년층을 위한 별도의 강좌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가끔 60대 이상 노년층이 등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버넷운동본부(http://www.silvernet.ne.kr)에서는 이런 노년층들만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버넷운동본부의 박기서씨는 “정보화에 소외된 노년층을 대상으로 순수하게 민간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노년층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교육은 5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교재 및 강의료 전액이 무료다. 교육 내용은 기본적인 PC 사용법과 인터넷 활용 및 검색법,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등이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80여 개 대학을 통해서 동시에 교육이 이루어진다.

강의는 해당 대학 교수들의 감독 아래 대학 강사들이 직접 교육을 맡고 있으며 노년층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학생들로 구성된 조교들이 수강생 8명 당 1명꼴로 배치돼 직접 실습을 도와주고 있다.

총 교육시간은 32시간이며 1일 4시간씩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의 컴퓨터 실습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학 기간 중에는 1주일에 4일씩 총 2주간, 학기 중에는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총 8주간 교육이 이루어진다.

매 기수별 전국에서 5천여명이 강의를 수료했으며 지금까지 1만5천여명이 이 교육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절반이 넘었으며 남녀 성별로는 7대 3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교육 중 5일 이상을 출석해야 수료증을 지급하는데 지금까지 80%이상이 수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버넷의 박기서씨는 “교육생 중 89세된 노인이 교육에 참가한 경우도 있었으며 부부가 함께 교육을 받은 경우도 50여쌍 있었다”고 말했다.

선착순으로 수강신청을 받고 있으나 신청 접수 후 2시간 정도면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실버넷운동본부를 통해 교육을 받았던 장문호씨(60)는 “조교들이 직접 옆에 붙어서 가르쳐주기 때문에 일반 학원에 비해 훨씬 쉽게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다”면서도 “32시간이라는 교육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 기회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배우고 나서 곧 잊어버리거나 배운 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시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장씨는 실버넷 홈페이지를 통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별도로 책을 구입해, 독학으로 컴퓨터 공부를 하고 있다.

실버넷은 전액 민간 후원금으로 1기 교육을 실시했으나 그 이후부터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기서씨는 “강사들에게 시간당 1만원 수준의 강사료를 지급할 정도로 지원금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봉사정신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2001년 1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교육은 7월 2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이곳 이외에 정보문화센터나 각 지방자치단체, 구청 등에서 부정기적으로 노년층 대상의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실버넷운동본부 교육 결과

구분

신청자 수
(명)

참여대학
(개)

수료인원
(명)

수료율
(%)

연령분포

성별분포

50대

6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