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서부극판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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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의 제작사는 대형 개발사라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이전에 이런 리얼 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을 제작해본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버그들이 게임에 적응해보려고 하는 게이머들을 방해한다.

특히 유닛들의 이동, 즉 길찾기를 담당하는 인공지능 루틴은 매우 단순하거나 완벽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유닛들에게 이동을 지시하면 얼마정도 움직이다가 장애물이 나타나면 딴짓하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들에게 일일이 길을 알려주다 보면 게이머들은 지금 전략을 세우는 것인지 유치원 보모처럼 유닛들을 줄맞춰 세우며 하낫 둘 하낫 둘을 외치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또한 이동중 전투 상황이 되면 유닛들은 전투를 하려고 생각지는않고 그저 그 자리에 가만 서있는다. 속터질 노릇이다. 이렇게 잠시만 방심하면 상대에게 찍 소리 한번 내지르지 못하고 무자비한 살육을 당할 뿐이다. 이럴때는 컴퓨터가 조종하는 유닛들이 부러워질 지경이다. 그들은 어찌 그렇게 컨트롤을 잘하는지...

버그라고 할 순 없지만 유닛들의 모습을 보면, 서로 특이한 차이점을 찾아낼 수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인디안들이나 멕시칸이나 도대체 유닛들 종류에 따른 차잇점을 찾아내기가 힘들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때문에 게임을 하다보면 종종 헷갈리며 다른 유닛을 찾아 헤메곤한다. 유닛 제작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이것도 버그라고 볼 순 없겠지만 이 게임으로 멀티 플레이를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다. 도대체 내주위에는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없을 수 밖에 스타크래프트나 포트리스2를 하느라 정신들 팔려 있으니 이 게임에 눈을 돌릴 여력이 있겠냐? 하여튼 이 게임을 즐기는 다만 몇 명이라도 넷트워크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한번 멀티 겜 한판 해보게... 아니면 스커미쉬라도.. 그게 아니면 시나리오 에디터라도 하나 포함되어 있다면 좋겠다.

그밖에 사소한 버그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하지만 좀 더 이런 문제를 이해하고 넘어가 줄 수 있다면 아메리카가 그다지 나쁜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속편 수준에까지 올라가는 게임이라는 평가도 받기 역시 쉽지 않다. 그저 리얼 타임 전략 매니아라면 그리고 새로운 느낌을 갖고 싶다면, 또는 미국 인디안에 대한 같은 몽고족의 혈통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면 해 볼 만한 게임이다. 이 게임의 장점이라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닮았다는 것이고, 단점도 마찬가지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너무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한데 이 게임이 과연 우리나라에 들어오기는 올까?

이창재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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