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철쭉은 어떻게 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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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의 야트막한 산자락에서도 진분홍색 꽃물결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계절이다. 진달래일까, 철쭉일까.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으로, 화관은 벌어진 깔때기형이며…' 등 실생활과 동떨어진 백과사전의 엇비슷한 설명만으로는 어른들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기 일쑤다.


하지만 세밀화로 이뤄진 신간 〈나무도감〉을 보면 답이 금세 나온다. 자연과 친화된 삶을 주제로 한 책들을 주로 만들어온 보리출판사가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1997년) , 〈…동물도감〉(98년) 을 보다 세분.보완한 시리즈 1탄으로 내놓은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한눈에 두 종류의 꽃을 구별하게 만들어준다.

쉽게 풀어 쓴 설명을 읽어보면 더욱 명확하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반면, 진달래가 질 무렵부터 산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은 잎과 꽃이 함께 나고 꽃잎에 자줏빛 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명이나 북한에서 달리 부르는 이름, 약재나 음식으로서의 쓰임새, 기르는 법 등도 덧붙여 놓았다.

우리나라 자연환경과 나무의 일반적인 용도에서부터 우리 나무 1백20여종에 대해 전문가들의 감수를 받아 만든 이 책은 아이들 호기심은 물론 어른들의 어지간한 지적욕구를 채워주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정성껏 그린 세밀화는 만드는 입장에선 사진보다 훨씬 품이 많이 들지만 독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준다. 잎 앞면과 뒷면의 색이 같은지 다른지, 잎이 두꺼운지 얇은지와 같은 섬세한 특징까지도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무도감〉의 경우 〈…식물도감〉의 그림보다 입체감.정밀도 등은 오히려 떨어지지만, 대신 더 큰 판형 속에 꽃.잎.열매, 꽃이 한창 피었을 때와 잎이 다 졌을 때 등의 모습을 두루 보여주고 있어 '도감' 으로서 더욱 충실해진 느낌이다.

어린이 책에서 지식책이 갖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요즘, 전집류가 아닌 단행본으로서는 그 기획력이나 정보의 양이 매우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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