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사태 자율고 첫 학급수 감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서울시내 일부 자율형사립고(자율고)들이 내년부터 스스로 학급수를 줄인다. 자율고의 학급 감축은 처음이다. 올 초 신입생 선발에서 무더기 미달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학급 수 감축을 통해 경쟁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고육책이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우신고·경문고·대성고 등 3개 자율고가 학급수 감축을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신입생부터 경문고와 우신고는 한 학년을 12개 학급에서 10개 학급으로, 대성고는 13개 학급에서 12개 학급으로 줄인다. 이들 자율고가 학급수를 줄이는 이유는 미달사태나 경쟁률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우신고 관계자는 “학급수를 줄이면 당장 등록금 수입이 줄겠지만 입학경쟁률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우신고는 자율고 지정 첫해인 2010년 입학경쟁률이 1.02대 1이었으나 지난해엔 0.91대 1, 올해는 0.57대 1로 연이어 미달을 기록했다. 경문고도 2011년 0.83대 1에 이어 올해는 0.65대 1로 경쟁률이 더 떨어졌다. 대성고는 올해 미달은 안 됐지만 향후 학생수 감소 등을 고려해 미리 학급수를 줄이기로 했다.

 자율고 도입 3년 만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교육계에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실적 달성에 급급해 무리하게 자율고를 늘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 용문고와 동양고가 미달 사태를 겪은 뒤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한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