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CDMA사업 파급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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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시장의 물꼬가 터졌다.

중국정부는 삼성전자 등이 참가한 첫 CDMA 국제입찰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7천만 가입자 이상 규모의 CDMA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스템.단말기.부품을 포함한 장비시장의 총규모는 2005년까지 5백억달러(약 65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1백억달러 규모를 국내 업체들이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와 정보통신부는 예상하고 있다.

◇ 중국시장 전망〓중국의 CDMA 사업은 오는 9월까지 장비공급 및 설치가 완료되고, 10월 1일 사실상의 전국망이 개통된다.

삼성전자가 진출한 지역은 입찰에 참가했던 9개 지역중 상하이(上海).허베이(河北).톈진(天津).푸젠(福建) 등 4개 지역. 하지만 이들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아 삼성은 입찰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이 따낸 회선은 전체의 8.6%로 예상했던 20%보다 적다. 하지만 맨처음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가 증설이나 업그레이드를 계속 할 가능성이 커 CDMA-2000 1X(2.5세대)와 IMT-2000(3세대)망 구축에도 유리한 입장이다. 양승택(梁承澤)정보통신부장관은 "4세대 서비스 이후까지 CDMA산업 협력을 공고히 하자는 제의에 중국측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고 말했다.

8개 지역 입찰에 참여했던 LG전자는 "기술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입찰가격을 높게 써내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추가 입찰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이외의 단말기 업체들도 침체된 내수시장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단말기 시장은 지난해 1천4백만대에서 올해는 1천2백만대로 줄어드는 등 이미 포화상태여서 수출 돌파구가 절실했다.

업계에서는 CDMA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2004년께면 중국 CDMA 단말기 시장이 내수 시장의 최소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원텔레콤.맥슨텔레콤 등은 물론 모토로라와 합작하는 어필텔레콤과 팬택, 노키아와 합작하는 텔슨전자 등도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단말기 수출은 세계 CDMA 시장의 50%를 국내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단암전자통신.기산텔레콤.윌텍정보통신 등 증폭기.중계기.계측기 제조 중소 부품업체의 중국 진출도 덩달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CDMA 수출시장 확대〓현재 CDMA 방식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는 나라는 미국.캐나다.브라질 등과 호주.뉴질랜드.베트남.이스라엘.러시아 등 47개국이다. 중국의 CDMA 도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CDMA 로밍이 가능해졌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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