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뉴타운 미분양 악몽에서 벗어날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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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일반분양가를 낮춰야 분양성이 보장되는데 종전의 분양가로는 미분양이 뻔해 불가피하게 조합원의 분양가를 높이기로 했다.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인데,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어 큰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왕십리뉴타운 3구역 조합 관계자)

서울 도심과 가깝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데다 청계천변을 끼고 있어 '노른자위'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뉴타운 3구역이 자존심을 꺾고 일반분양가를 낮추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일반분양가를 높혀 나오는 수익으로 조합원들이 무상으로 집을 배정받을 수 있는 크기를 정하게 된다. 일반분양가를 낮추면 조합원 추가부담금이 늘게 되는 것이다.

일반분양가를 주변보다 높혔다가 분양이 안되면 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문제가 복잡해 지는 것으로 방지해 보자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으로 방증하는 것이다.

3.3㎡당 20만~30만원 낮췄지만…여전히 '고분양가'

올 초 첫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의 '쓴 맛'(?)을 본 인근 왕십리뉴타운2구역(3.3㎡당 일반 분양가 1948만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왕십리뉴타운3구역 조합이 일반분양가 낮추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주택 면적도 줄였다. 옛 60~70평형대 대형 아파트를 없애는 대신, 전용 59㎡형과 84㎡형(옛 20~30평형대) 주택을 채워 넣었다. 이에 따라 현재 조합원들의 분양신청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3.3㎡당 평균 분양가가 1900만원대 후반~2000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해 3.3㎡당 평균 분양가를 1950만원에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의 분양가도 전용 84㎡형을 기준으로 총 5000만원 가량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분양성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하철2호선 상왕십리역과 신당역 등 2개역을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에 위치해 왕십리뉴타운 내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왕십리3구역이지만 여전히 분양가가 높아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얼마 전 왕십리1구역도 일반 분양가를 낮춰 3.3㎡당 1920만원에 책정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는데 아무리 입지가 좋다 하더라도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3.3㎡당 1900만원 중반대의 분양가가 먹힐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왕십리뉴타운3구역에는 전용 30~50㎡형 임대주택 372가구와 전용 59~149㎡형 181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조합원 분양신청이 마무리되면 관리처분인가 변경 총회 및 인가를 거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조합원 분양가를 높게 조정한다는 데에 조합원들의 반발이 심했겠지만 현재는 일반분양가를 낮춰서라도 분양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해져 반발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분양가를 당초보다 낮췄기 때문에 전보다는 분양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 왕십리뉴타운3구역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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