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경영난 온라인 구매로 비용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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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진료재료 온라인구매사이트인 엠디밴(http://www.mdvan.com)을 가동한 이대목동병원은 한달 만에 2억원 정도의 구매비용 절감효과를 봤다. 월 평균 20억원씩 각종 진료재료를 구매하는데 사이트가 개설된 뒤부터 공급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빨라도 3일이 넘게 걸리던 재료배달 시간도 하루로 줄었다.

다음달엔 경희대와 인하대.원광대 산하 7개 병원이 공동구매에 참여하게 돼 비용절감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병원측은 기대한다.

최원호 구매관리과장은 "온라인 구매가 시작되면서 커미션 관행이 사라지고 비용절감 효과와 투명경영까지 가능해져 병원의 경쟁력이 커졌다" 고 말했다.

대형 병원들이 일제히 온라인 거래를 서두르고 있다. 의약분업으로 수입이 줄어든데다 환자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경영효율화를 이루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킨지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백75개 주요병원의 의료관련 구매는 약 4조원인데 모두가 오프라인에서 거래됐으며 이들 병원들이 온라인 거래를 할 경우 구매총액의 9%인 3천5백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서울중앙병원은 24일 아산재단 산하 8개 병원 등 11개 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 인터넷구매사이트(http://www.medi4you.com)를 오픈했다. 병원측은 한달간 시험가동을 거친 후 6월부터는 11개 병원이 필요로 하는 진료재료와 시약을 모두 인터넷으로 구매할 계획이다.

안종범 메디포유 본부장은 "지난해 11개 병원에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한 진료재료와 시약이 6백억원 정도인데 인터넷으로 구매할 경우 단가가 10~20% 정도 내려가 의약분업으로 인한 병원 수입감소를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10월 이지하스피털(http://www.ezhospital.com)사이트를 가동해 모든 의료관련 물품을 조달할 예정이다. 특히 다른 병원들이 커미션 관행 등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의약품 거래까지 온라인으로 한다는 방침이어서 약품가격 인하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지하스피털 박진영 기획팀장은 "사이트가 가동되면 서울대병원에 의료관련 음성적 거래는 없어질 것이며 이는 곧 국내 모든 의약품거래관행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 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삼성의료원, 백병원, 차병원 등은 '익스체인지캠프'를 통해 물품을 공동구매하고 있으며, 길병원 등 6개 병원은 '이미디피아' 사이트를 올해 안에 개설할 계획이다

최형규 기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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