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블루칩 외국인한도 꽉차 주도권 개미로

중앙일보

입력

주식 투자자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주말 봄 나들이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마음이 한결 가벼웠을 것이다. 지난 주의 주가 폭등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다. 미국이 금리를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내린 데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세계 주식투자자들에게 좋은 봄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FRB의 이번 금리인하는 시기적으로 절묘했다. 미 기업들의 실적이 속속 예상치를 웃도는 시점에 금리를 전격 인하함으로써 시장에 이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아니냐는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앞을 가늠하기 힘든 불확실성이다.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앞으로 좋아진다는 기대가 형성되면 주가는 오른다. 물론 아직 터널 끝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터널의 정중앙은 지났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것만 해도 엄청난 변화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증시는 4월초 나스닥지수 1, 600선과 다우지수 9, 400선에서 대세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세 상승으로 접어드는 본격 회복 시점이지만 아직 가늠하기는 힘들다.

이번 주에는 주가의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 미국의 1분기 국내 총생산(GDP)과 소비자 신뢰지수 발표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열기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외국인 투자한도가 꽉 찬 가운데 삼성전자는 유동주식의 80% 이상이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관심은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주식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쥔 개인투자자들의 행보다. 7조5천억원까지 줄었던 고객예탁금은 8조2천억원으로 불어나 있다.

종합지수 540~580 정도의 한단계 높아진 박스권을 염두에 두고 개인선호 금융주와 중저가 대형주, 실적호전 개별주 중심의 매매가 바람직해 보인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