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장비업체 해외서 활로 개척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까지 급성장세를 보여오던 초고속인터넷 장비시장이 최근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관련 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508만명(3월말 집계)에 이르고 서비스사업자들의 시설 추가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초고속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트워크 통신장비 개발 및 제조업체인 ㈜미디어링크(대표 하정율)는 최근 중국의 차이나텔레콤과 10만포트(240억원 상당) 규모의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 모뎀 및 소용량 DSLAM(가입자 집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나 텔레콤은 미디어링크의 ADSL 장비를 이용해 중국 전역에서 기업 및 가정고객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미디어링크는 지난해 총 7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으나 올해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 총 300억원의 ADSL장비를 수출하고 미주,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T-LAN'' 장비로 국내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 솔루션 시장에서 급성장을 보인㈜기가링크(대표 김철환)도 금년 수출실적을 매출목표 900억원의 50%를 상회하는 5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총 매출액 450억원 중 수출비중이 4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수출물량확대를 위해 지난해 2명에 불과했던 해외 영업인력을 20명으로 늘리고 해외사업부를신설한 데 이어 각종 해외전시회에 계속 참가하고 있다.

기가링크는 특히 국내와 주거형태가 유사한 일본에서 현지 건축회사인 미사와그룹과 반경 2㎞, 속도 1~1.2Mbps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T-LAN400'' 공동마케팅에 나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현지 유수통신업체들과 T―LAN제품판매 및 기술지원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구체적인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며 이밖에 미국 동부지역에 10만 포트, 호주, 홍콩, 남미, 유럽지역의 7개국에 17만포트 가량을 수출할 방침이다.

통신 장비전문업체인 ㈜스페이스 사이버링크(대표 이 에스더)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통신.네트워크 컨설팅회사인 텔레 누사 두니아와 향후 2년간 140억원 규모의 VDSL(초고속 디지털가입자망) 장비공급 계약을 맺고 금년에 호주 및 인도네시아 지역에 총300억원 상당의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사이버링크는 지난해 7월 중국의 520개 국가중점기업 중 하나인 거룡(巨龍)통신설비유한책임공사와 1억달러 상당의 VDSL 완.반제품 및 핵심부품 260만 포트 수출계약을 맺은 업체다.

미디어링크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 초고속 장비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글로벌화 추세의 장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외국의 메이저업체들과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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