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길거리 탁구'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길거리'에서 할 수 있는 경기중에는 '길거리 농구'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4월 14일 대구광역시 중구소재 국채보상공원내 관리사무소앞에서는 진기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공원을 찾아 온 500여명의 시민들이 탁구대주위에 삥 둘러서서,득점 하나 하나에 연이어 탄식과 환호를 질러가면서 즐거운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이 날 경기 참가자만도 50명이 넘어서 시민들의 호응도가 첫 날인것을 감안하기에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더구나 이 행사는 무료로 탁구경기도 즐기면서,이기면 상품도 받아가는 일석이조를 가지게 하는 행사였다.

이 행사의 주관은 대구광역시 생활탁구 연합회와 대구시 생활체육과가 공동 주관한 행사로서,무료 길거리 탁구를 통해서 건전한 여가 문화 조성과 생활 탁구의 보급을 위해서 마련된 것이다.

참가 자격은 무제한적이며,경기 운영방식은 밀어내기식으로 15점 단 세트 경기에서 이기게 되면 계속 경기를 지속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참가하기만 하면 기념품(기념타월)을 받을 수 있으며,3연승을 하게되면 별도의 기념품이 주어지며,5연승을 하게 되면 상품으로 라켓이 주어짐과 동시에 연말 왕중왕전에 참가할 자격도 동시에 획득하게 된다.

길거리 탁구대회의 여타 다른 종목 경기와의 다른 점은 어른과 초등학생이 맞붙을 수도 있고,남자와 여자가 같이 맞붙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상당히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하지만,이런 형평성을 보완하기 위해서,특이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만약,어린 초등학생과 어른이 맞붙게되면,주위에 관전하고 있는 관중들에게 몇 점의 어드밴티지를 어린이에게 줄 것인지 물어본다.물어본 후,관중들의 의견중에서 가장 다수 의견이 나오는 점수를 약자로 판단되는 사람에게 가산 부여한 후,시합이 시작된다.

지난 토요일같은 경우에는,4학년 여자 어린이가 15점 경기에서 10점을 어드밴티지로 받고 경기를 시작해서 5연승을 하는,진기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였다.상당히 불공평한 게임인 듯 하면서도,결코 불공평하지않은 경기가 바로 길거리 탁구대회인 셈이다.

한 편, 이 행사를 기획한 석광재(생활탁구 연합회 총무,대구시 생활체육과)씨는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었다.

'이제는 스포츠도 승부의 세계로 인식되기보다는,참가자 서로가 즐길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되어야하며 틀에 짜여진 룰보다는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룰을 파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으며,이런 생활체육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기획,실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이 번 행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무료 길거리 탁구 대회는 단발 행사가 아니라,11월 왕중왕전까지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며,매주 토요일마다,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세 시간동안 열린다.

하지만 문제점도 없지않다.우천시에나 바람이 강한 바람이 불게되면, 이 행사가 중단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과 단식 경기이외에도 커플들이 팀을 이루어서 펼칠 복식경기도 마련되면 더더욱 참가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4월의 싱그러운 신록을 즐김과 더불어,스포츠의 활력을 동시에 느끼시고 싶으신 분들께 건전한 '무료 길거리 탁구'를 권해드리고 싶다.가족들과 연인들과 함께 건전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싶은 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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