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셋값이 한달에 5000만원 급등하다니…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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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이미 발 빠른 수요자들은 전셋집을 많이 구했어요. 그러다보니 값이 싸면서도 위치가 좋은 전셋집은 많이 빠졌어요. 지금은 휴가철이라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물건도 별로 없어요. 남아 있는 물건들도 상태는 괜찮은 편이지만 한달 전에 비하면 값이 많이 올랐다고 봐야죠".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6600가구)의 이주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입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재건축조합이 최근 이주 공고를 내면서 이미 이주를 마친 1100여가구를 제외한 5500여 가구가 8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이주할 계획인데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주택형에 따라 2억8000만~5억6000만원까지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주인들은 인근의 방 3개짜리 아파트 전세로 옮겨간다지만 전세금만 들고 이사갈 집을 찾아야 하는 세입자들은 사실상 외곽지역으로 밀려나거나 대출을 끼고 전셋집을 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외곽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

발빠른 세입자들이 싼 전셋집을 미리 선점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달 전 전셋값이 1억5000만~1억7000만원이었던 전용 66㎡형 빌라는 현재 3000만~5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구할 수 있다.

가락동 E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1억원 전후에 전세계약이 돼 있어 그 금액으로 전셋집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며 "가락시영아파트 주민 가운데 세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70%(4000여가구)에 달해 이들이 한꺼번에 전셋집을 구할 경우 이 일대 전셋값 폭등은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1억6000만~1억8000만원에 구할 수 있던 방 3개짜리 전용 79㎡형 빌라 전셋값은 현재 2억~2억2000만원 선이다. 지하철역과 가깝고, 지은지 얼마 안 된 신축빌라인 경우 전용 66㎡형 전셋값이 2억원에 달한다.

문정동 G공인 관계자는 "가락시영의 대규모 이주에다 잠실 주공1~4단지(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등)가 입주 4~6년차 전세 만기가 돌아와 앞으로 전셋집을 구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세입자들은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찾아 오금동이나 마천동, 성남, 구리 쪽으로 밀려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 가락시영아파트 5500가구가 10일부터 본격적인 이주에 들어간다. 때문에 이 일대 전세시장에서는 전셋값이 오르는 등 심상찮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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