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현대차-다임러 제휴 갈등설]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와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제휴관계에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롤프 엑크로트 미쓰비시 자동차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말을 인용, "다임러가 현대차와의 소형차.상용차 부문 제휴협상을 중단할 것으로 안다"고 17일 보도했다.

엑크로트 COO는 "다임러가 미쓰비시차와의 제휴에 주력하기 위해 현대차와의 제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아시아에서는 하나의 파트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며그 파트너는 미쓰비시가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임러가 지난해 인수한 현대차 지분 10%를 매각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으나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현대차는 "엑크로트 COO로부터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며 "독일다임러 본사에서도 오늘 오후(현지시간 오전) 공식 부인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제휴 관계 이상설(異常說)'과 관련한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말에는 다임러가 미쓰비시 및 현대차 등과 함께 추진해왔던 `Z카' 개발사업에서 현대차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임러가 `Z카'로 명명된 소형 월드카 생산 사업에서 현대차를 배제하고 일본의 미쓰비시와만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는 Z카 프로젝트와 현대차의`월드카' 프로젝트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Z카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추진하는 월드카 사업과 별도 사안으로 다임러가 신규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차도 Z카 프로젝트 참여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월드카 프로젝트는 시작차 단계까지 개발이 끝나내년 양산 일정에 차질이 없다"며 "당초 월드카 프로젝트에 다임러와 미쓰비시가 참여할 계획이었으며 참여 여부는 각 회사의 결정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 3월초에는 현대차와 다임러의 전북 전주 상용차 합작공장 설립 문제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실제로 다임러는 지난주 스웨덴 볼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차 지분 3.3%를 매입, 미쓰비시 보유지분을 37.3%로 확대하는 한편 상용차 합작생산을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이처럼 미국쪽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는데 대해 현대차 안팎에서는 독일의다임러가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뒤 크라이슬러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미국언론들이 다임러를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일고 있다.

즉 미국 월가는 크라이슬러 경영이 악화돼 공장 문을 닫고 근로자들이 대규모로해고되는데 대한 책임을 다임러에 돌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여론이 다임러의 경영실책을 집중부각하고 있다는 것. 한편 현대차는 다임러와 상용차 합작공장 설립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합작 성사때 전주공장은 자산평가 금액이 1조원으로 50대50 지분구성에 따라 다임러로부터 5천억원의 현금유입을 기대했으나 현재 협의되고 있는 지분비율은 70대 30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다임러의 구조조정 등 내부적 어려움으로 사실상 종전에합의한 50대50 합작은 어렵게 됐다"며 "다임러가 출자할 지분이 20-30% 선에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양측의 제휴 지속 여부는 이번 상용차 합작 성사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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