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가…세계랭킹 1위 왕기춘, 메달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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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이 준결승에서 유효패로 경기가 끝나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왕기춘(24·포항시청)이 베이징에 이어 런던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부상과 체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왕기춘은 런던 엑셀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73㎏ 이하급 준결승전에서 만수르 이사예프(러시아)에게 지도 2개에 의한 유효를 내주며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왕기춘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고 르그랑(프랑스)에게 연장에서 업어치기 절반을 허용해 노메달로 런던을 떠나게 됐다. 왕기춘은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 경기 시작 13초 만에 한판패 했다. 8강에서 갈비뼈가 부러진 게 이유였다.

 64강전에서 유효승을 거둔 왕기춘은 32강전에서 리나트 이브라기보프(카자흐스탄)에게 팔가로누워꺾기를 당하며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연장전 종료 11초를 남기고 위가로누르기 한판으로 세계랭킹 1위의 저력을 보이며 16강에 합류했다.

 32강의 연장 승부로 체력이 떨어진 왕기춘은 16강전 야로미르 예제크(체코)와 경기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다치며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왕기춘은 강한 힘을 바탕으로 상대 소매를 당기는 기술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위해 업어치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왔다. 그러나 오른쪽 인대 부상으로 이런 주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왕기춘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또다시 연장으로 승부를 몰고갔다. 연장 1분54초 만에 소매들어허리채기로 유효를 따내면서 겨우 상대를 물리쳤다.

 8강에 올랐지만 이미 왕기춘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두 번의 연장 승부로 체력은 바닥났고, 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상까지 더해진 상태였다. 이러다 보니 왕기춘은 8강에서 만난 니컬러스 델포폴로(미국)와의 경기에서 큰 기술을 시도하지 못했다. 기술을 걸 수 없으니 또다시 연장승부로 경기가 길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판정승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왕기춘의 악전고투는 여기까지였다. 왕기춘은 대회 전 “금메달은 하늘이 주는 것이다. 부상 없이 대회를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상의 악령은 런던까지 왕기춘을 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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