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힝기스 스토커, '사랑 아니면 차라리 감옥행'

중앙일보

입력

"사랑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

여자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아온 듀브라브코 라이체비치(46.호주)가 결국 2년 동안 감옥에서 썩게 됐다.

마이애미 법원은 13일(한국시간) 열린 항소재판에서 라이세비치에 대해 스토킹과 가택 무단침입 혐의로 2년형을 선고했다.

라이세비치는 향후 2년간 힝기스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형을 면해주겠다는 검찰 측의 유죄답변거래(plea bargain: 검찰의 증언 요구 등과 감형 등을 맞바꾸는 법제도) 제의를 거절,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감옥을 선택했다.

지난주 과대망상증 진단을 받은 라이세비치는 이날 법정에서 힝기스가 TV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대화했으며 결혼까지 약속했다고 증언했고 자신이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과 막역한 사이라며 횡설수설했다.

이 때문에 라이세비치의 변호인은 그에게 정신감정 결과를 법원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라이세비치는 이마저 거절, 결국 감옥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재판장과 배심원들은 라이세비치가 힝기스에게 위협을 하거나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그의 행동에 악의적인 면이 있었고 꽃을 사들고 힝기스의 집에 찾아가거나 연애편지를 보내고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이름을 부르는 등상당한 정신적인 고통을 준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힝기스는 이날 라이세비치와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수차례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고 증언했다.

라이체비치는 지난해 에릭스오픈에서 힝기스를 따라다니다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1천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에도 2차례나 더 접촉을 시도하다 다시 잡혀들어간 뒤 현재까지 보호관찰을 받아왔다.(마이애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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