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노모 열풍' 다시 부는가

중앙일보

입력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의 기세가 꺽일줄 모르고 있다.

노모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두번째 선발경기에서 2연속 노히트노런를 기대하는 듯한 완벽한 투구를 구사했으나 6회 마이크 보딕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경기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지난 경기와 유사하게 진행됐다. 1회를 안타 없이 잘 마무리한 노모는 그러나 2회들어 멜빈 모라에게 기습 번트안타를 허용하며 노히트의 꿈을 접어야 했다.

관중들은 노모가 안타를 허용하자 그에게 위로를 보냈다. 2회말 '도우미' 브라이언 더박의 2점 홈런에 힘입어 승기를 잡은 노모는 이후 6회까지 4개의 안타에 1실점하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역시 기록이란건 의식하지 않을 때 만들어지는 법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한 판이었다. 지난 경기의 여운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듯한 노모는 거의 매회 볼넷을 내주어 노히트노런를 하기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노모는 더박의 홈런을 필두로 터진 집중력있는 보스턴의 공격에서 팀이 10-1로 가볍게 승리해 시즌 초반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노모의 초반 약진은 비록 타력이 볼품없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거둔 결과지만 일본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시즌 초반 단 두경기의 결과를 놓고 이렇쿵 저렇쿵 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포크볼이나 노모 특유의 투구동작이 아메리칸리그 선수들에게는 다소간 낯설 수도 있으리라.

또한 동양인으로서 양대리그에서 노히트노런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인 노모를 야구팬들이라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축하해 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 개운치 않는 점이 있다면 노모가 일본인이라는 점이고, 박찬호와 라이벌이라는 측면일 것이다. 이미 지는 해와 뜨는 해로서 지난 해 명암을 달리했던 두 선수. 그러나 올 초반부터 두 선수의 기세는 대단하다. 똑같이 선발 2연승에다가 박찬호는 1차전 7이닝 완봉으로 막았었고, 노모는 노히트를 달성했다.

만일 지는 해 노모가 다시 서광을 비추고 예전의 전성기를 구가한다면 박찬호와 라이벌 대결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과연 두 선수 중 어는 선수가 더욱 메이저리그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지는 4월이 지나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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