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미 증시 따라 매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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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들의 주식 매매가 전날 미국 증시 움직임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반도체 제조업체와 생산업체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오른 날은 순매수하고 내린 날은 순매도함으로써 미국 반도체 주가 움직임이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하는 요인하는 작용하고 있다.

11일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을 중심으로 1천8백8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6.30%, 인텔이 11.48% 오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9.45%나 급등한데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전날 다우존스 지수는 247.04 포인트 (2.51%) 오른 10, 102.74로 지수 1만대를 회복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보다 상승폭이 커 106.32 포인트 (6.09%) 상승한 1, 852.03으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 800대를 되찾았다.

미국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 주가 하락폭이 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악의 기업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1분기가 지나며 앞으로는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아 미국 증시에 따라 투자 행태가 바뀌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매도 여전할 전망이다. 또 앞으로 1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르며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도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증권 김도현 선임연구원은 "10일 미국 증시 상승은 특별한 호재가 부각됐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 이라며 "그러나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과연 기대만큼 회복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단기 매매 행태는 지속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뉴욕현지법인 맹영재 연구위원은 "기업 실적이 회복된다면 반도체.정보통신 등 미국 시장과 연관이 큰 경기 관련주 투자가 바람직하며, 우량 금융주는 외국인 동향을 살펴 투자하는 것이 좋다" 고 조언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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