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 원룸개조 임대사업 전망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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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2층 단독주택을 원룸으로 개조해 주택임대사업을 하고 싶다. 외환위기 직후 다가구주택을 지어 임대사업을 한 사람은 엄청나게 고통을 받았다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소지는 없는가. 성인철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요즘 주택임대사업이 인기다. 빈 자투리땅이나 헌 단독주택 자리에 원룸형 다가구주택을 지으려는 사람이 많고 상가.사무실 등을 주택으로 개조하려는 수요도 넘쳐난다. 셋집이 모자라 짓기만 하면 임자가 나타나고 월세수익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완전 전세가 많지만 일부 보증금에다 나머지는 연 12%로 환산해 월세를 받는 일도 부쩍 늘었다. 월세 수입이 은행 저축이자의 두 배 가량 높다.

입주할 때 1년치 세를 한꺼번에 내는 '깔세' 도 선보이고 있다.

월세 수익이 외환위기 전(연 24%)보다는 절반밖에 안되지만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임대주택 만한 상품을 구하기 어렵다.

주택임대사업자는 세금 혜택까지 주어져 이래저래 이득이 많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구입해 임대할 경우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감면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특히 전용 18평 이하의 새 집을 짓거나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해 세를 놓게 되면 취득세.등록세가 완전 면제되고, 5년간 임대한 뒤 팔면 양도세도 없다.

종합토지세는 다른 부동산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세금을 매기므로 누진세가 적용되는 일반 주택보다 훨씬 적고 재산세도 50% 감면된다. 12평 미만은 종합토지세.재산세를 한푼도 안내도 된다.

다 세금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대용 주택 2가구 이상을 구입해 행정관청에 사업등록 절차를 밟아야 보호를 받는다.

문제는 주택임대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임대수익이 떨어질 소지가 많으므로 자금 흐름의 향방이 관심거리다.

저금리 기조가 빨리 깨질 것 같지는 않다. 7월부터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가 생기기 시작하면 여윳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 시중에 투자자금이 풍성해진다. 돈이 많이 돌면 금리는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금융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음은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 여부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기초가 그 정도로 허약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합해보면 주택임대사업의 앞날이 매우 밝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염두에 둬야할 사안도 적잖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세입자들의 수입이 줄어 월세를 못 내는 경우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월셋집은 세입자가 버티고 안 나가면 내 보내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튼튼하지 않은 집은 하자보수해주다 날샌다. 일반 건물을 용도변경한 임대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수익성이 좋은 상품일수록 투자 함정이 깊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최영진 전문위원 y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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