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힐링캠프 우린 거절하더니…"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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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3일 SBS의 예능 프로그램인 ‘힐링(healing)캠프’에 출연하기로 하자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한 대선주자들에게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힐링은 ‘치유’라는 뜻이다. 유명인의 과거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그런 힐링 캠프에 대해 손학규·김두관 캠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양 후보는 그동안 ‘힐링캠프’ 출연을 타진해왔다. 그러나 SBS 측이 ‘힐링캠프가 정치 프로그램으로 변질되는 걸 우려한다’는 이유로 거절해왔다고 양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랬던 SBS 측이 안 원장에 대해선 18일 녹화한 걸 23일에 방송할 정도로 파격적 지원에 나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대선주자 진영이 발끈한 것이다. 안 원장은 2009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인 적이 있다. ‘무릎팍도사’에 이어 ‘힐링캠프’까지 자기 홍보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손 후보 측근은 “문 후보가 예전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게 엄연한 사실”이라며 “예능 프로그램이 대선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두관 캠프 정진우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후보는 인지도와 지지도 상승의 덕을 누리고 어떤 후보는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참으로 불공정한 일”이라며 “전파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대선후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박근혜 후보가 출연한 적이 있는 새누리당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지지도에 있어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안 원장에게 (방송 출연은) 차별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 원장은 범야권에 속해 있으니 야권에서 2명(문재인·안철수)이 나왔다면 여권에서도 박 전 위원장을 포함해 2명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SBS ‘힐링캠프’ 출연을 타진하다 무산된 김문수 후보 등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는 얘기였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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