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대·중소기업 상생, 자본주의 존립 위해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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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대·중소기업 간의 자발적 상생협력 노력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공일(72·사진) 본지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20일 서울 도화동 가든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경영자문봉사단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일자리 친화적’인 성장전략과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 풍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의 경영자 출신으로 이뤄진 전경련 자문봉사단은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경영자문을 위해 2004년 발족했다.

 사공 이사장은 이날 “세계화와 지식사회화라는 두 가지 흐름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저임금 근로자들이 설 곳은 점점 줄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에 불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을 일부 정치인의 인기 영합책으로만 볼 게 아니라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여는 자본주의 체제의 존립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공 이사장은 또 “정부가 할 일, 기업이 할 일, 중소기업이 할 일이 따로 있다”며 “정부는 우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일자리 친화적 성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기업의 역할도 당부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대기업 제품을 보면서 가슴 뿌듯해 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그런 고마움과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대기업을 겨냥해 여러 가지 요구를 내놓는 상황도 방어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공 이사장은 상생에 성공한 대기업 모델로 영국의 최대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을 꼽았다. 1984년 민영화된 BT는 영국 국민과 회사 구성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이래 꾸준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을 다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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