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터치] 광케이블 시대 … ‘퇴역’ 동케이블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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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KT가 땅속에 묻어 둔 구리를 캐내는 ‘광산업체’로 변신한다.

 이 회사는 전화선으로 깔았던 구리 케이블 2만6000t을 매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달 안에 공개입찰에 부쳐 다음 달 중 판매할 예정이다.

 이 구리는 과거 전화선으로 설치한 케이블의 일부다. 2000년대까지는 음성전화와 ADSL 방식의 초고속인터넷망으로 쓰이며 ‘정보기술(IT) 코리아’의 근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싼 가격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광케이블이 대세가 되면서 사실상 쓰지 않게 돼 처분키로 한 것이다.

 이번에 매각하는 분량은 국제시세(t당 7500달러) 기준으로 2200억원어치다. KT가 전국 구석구석에 깐 구리 케이블은 40만t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부가치는 2000억원 남짓이지만 2004년 이후 구리 값이 급등해 실제 가치는 4조원에 육박한다.

 KT는 광케이블 설치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5년간 총 1조원어치의 구리 케이블을 걷어내 팔 계획이다. 전인성 KT 부사장은 “매각 이익은 광케이블 설치 같은 네트워크 고도화 작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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