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전자 구제금융 되풀이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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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는 28일 현대전자에 대한 구제금융이 연장되거나 유사한 조치가 되풀이돼서는 곤란하다며 추가 구제금융에 강력한 사전 경고를 제기했다.

졸릭 대표는 이날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과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통상장관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의한 현대전자 지원은 반드시 한시적으로 종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이에 대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통상 현안이라기보다 구조조정에따른 일시적인 조치로 시행 이후 회사채 시장이 다소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졸릭 대표도 채권시장 마비 등 한국의 사정이 어려웠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함으로써 일단 현대전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졸릭 대표는 아울러 극심한 자동차 무역 역조 문제를 거론하며 외국산 자동차에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으며 지적재산권 위반 사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본부장은 미국이 곤경에 처해 있는 국내 철강업계 지원을 위해 통상법 201조에 따른 긴급수입제한 조치의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출범을 앞두고 국제 무역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뉴 라운드 협상에 미국이 반대하는 반덤핑 문제도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황 본부장은 회담을 마친 뒤 "미국의 일방적인 시장 개방 요구로 대립 양상이빚어졌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양자 관계는 물론 지역 협력과 뉴 라운드 등 다자 문제도 폭넓게 다뤘다"며 회담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한편 양국 통상장관은 각종 통상 현안과 다자 문제 등을 다룰 양국간의 실무 협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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