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 29일께 처리방향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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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르면 29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현대건설의 처리방향을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출자전환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으나 매달 돌아오는 진성어음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방안도 부각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와 관련, 출자전환방안과 법정관리, 청산 등 모든검토가능한 방안에 대해 자료를 작성, 논의에 부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이연수 부행장은 28일 "현대건설에 대한 처리방향은 현재로서 전혀 결정된 게 없다"면서 "채권단의 75% 이상 찬성을 받는 안이 채택될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채권단 협의회는 가능한 한 빨리 할 생각"이라면서 "감사보고서를아직 받지 못하는 등 전혀 준비가 안돼 있어 오늘 당장 회의를 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이르면 29일중, 늦어도 30일에는 협의회를 열어 현대건설의 처리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회계법인의 정밀감사 결과 지난해 2조9천8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자본이 완전잠식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부나 채권단은 지금까지 현대건설을 살린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출자전환을 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채권단은 물대어음 결제를 위해 신규로 자금지원을 하는 방안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법정관리에 들어간뒤 이후 법원의 의견에 따라 출자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행장은 또 현대건설이 3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는 것은 채권은행으로서도 놀라운 일이라면서 "회계법인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이어 "출자전환을 할 경우 감자가 필요하고 대주주 지분은 완전히사라진다"고 밝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지배력이 상실될 것임을 암시했다.(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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