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된 아이스크림, 미주서도 유통?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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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생산된 제품들이 성분표기나 미국서 금지된 성분이 함유된채 LA한인마켓에 유통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 롯데제과가 수출용으로 생산하는 빙과류 `옥동자`(왼쪽)와 내수용으로 생산된 후 병행수입으로 유통된 제품. 오른쪽 제품은 성분이나 수입업체가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한인 마켓에 한국에서 '땡처리'된 식품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스크림 리콜'을 취재하며 밝혀졌다.

한국에선 지난 3일 돼지바 옥동자 누가바 등 한국에서 만든 유명 아이스크림에서 세균이 초과 검출돼 리콜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리콜된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롯데 해태 등 미주의 유통업체들은 5일 미국서 유통된 제품은 리콜된 제품과는 제조일자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롯데상사 미주법인은 '한국서 리콜된 옥동자는 2012년 5월 11일 생산분이며 미주에 유통중인 제품은 2011년 5월 2일과 7월18일에 생산된 제품으로 현재 한국에서 리콜된 제품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일 본지가 LA한인마켓을 조사해 본 결과 수입된 2011년 5월2일과 7월18일 이외의 제조일에도 생산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제품은 롯데상사 미주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 아니다"며 "때문에 병행수입업체가 리콜된 제품을 미주에 유통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롯데에 따르면 롯데상사 미주법인이 수입하는 제품과 병행수입되는 제품은 외관상으로 확연히 다르다. 수출용은 영문 표기로 'Chocoshell Ice-bar'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작은 글씨로 옥동자라고 쓰여있다.

그에 비해 병행수입된 제품은 한국 내수용으로 만들어져 영문표기 없이 '옥동자'라고 쓰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뒷면 표기되는 성분이나 칼로리 표기 역시 수출용은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한국 내수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한글로 쓰여져 있다. 이 제품의 경우 병행수입시라도 표기되어 있어야할 수입업체나 영문 성문 표기 역시 되어 있지 않다.

해태 아메리카는 미국에 들어온 제품의 제조일자가 다르고 병행수입은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태 제품 역시 병행수입된 제품이 한인마켓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오리온이나 크라운 농심 등의 제품들이 병행수입돼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병행수입된 일부 제품들은 한국 곳곳에 있는 땡처리 시장이나 대리점을 통해 미국 내 한인마켓에 들어온다.

한 관계자는 "미국으로 병행수입된 제품들은 수입이 금지된 성분이나 잘못 성분을 표기하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며 "해당 업체에 수차례 권고를 하지만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 병행수입업체 관계자는 그러나 "땡처리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며 에이전트를 통해 대리점에서 구입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제품이 아니며 (병행수입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소비자들도 이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가 들여오는 제품이 리콜됐다면 우리가 책임졌을 것이고 마켓도 리콜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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