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전지현, 몸매 드러나는 타이즈 차림 ‘욕 작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긴 생머리에 늘씬한 몸매. 남성들의 이상형에 가장 가깝다고 손꼽히는 배우 전지현(31)이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에서 털털하고 거침없는 매력을 드러냈다.

극중 전지현이 맡은 역할은 줄타기 전문도둑 예니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즈 차림으로 건물을 기어오르며 액션을 펼치는 것 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욕설까지 소화해 눈길을 끈다. 김윤석·김혜수·김수현 등 유독 스타급 배우들이 많은 이 작품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라는 평가다.

일상의 모습도 변했다. 전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로 일하는 것 뿐 아니라 소탈한 웃음으로 주변을 밝게 만들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한꺼번에 나오는데도 각각의 캐릭터가 잘 살아 있어 좋았다. 김윤석 선배 등 배우들 각자의 에피소드가 부러울 정도로 멋지게 완성돼 멋있었다."

-'도둑들'에 출연하고싶어 최동훈 감독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던데.

"최동훈 감독의 부인인 안수현PD와 친한 사이라 평소 '도둑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해보자'는 말을 주고 받곤 했다. 배우로서도 최동훈 감독과의 작업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 전작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완성도 역시 좋았다. '도둑들'도 흥행요소들이 잔뜩 깔려있는 작품이다. 더 적극적으로 구애를 할 수도 있었다.(웃음)"

-극중 와이어 액션에 욕설까지 서슴없이 한다.

"최동훈 감독만 믿고 온 몸을 내던졌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 내가 아무리 세게 욕을 해도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활용해 멋진 캐릭터를 만들어낼 거라 믿었다. 옥상 액션신을 찍을 때도 감독님만 믿고 뛰어내렸다."

-'도둑들' 이전에 키스신이 한 번도 없었었다는게 새삼 화제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내가 출연작들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거나 상대 남자 캐릭터와 어긋나는 식의 설정이 많아 키스신이 어울리지 않았다. '엽기적인 그녀'에 키스신이 나왔으면 이상하지 않았을까. 수현이와 키스신을 찍기 전에 '너도 처음이니'라고 물었더니 '두어번 해봤습니다'라고 하더라."

-김수현이 이 정도로 잘 될거라는 예상을 했었나.

"수현이는 아역시절부터 업계에서 유명한 친구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등의 작품을 보고 '크게 성장할 친구'라고 생각했다. 어마어마한 내공을 가진 후배다."

-해외활동은 계속 할 예정인가.

"좋은 작품이라면 드라마든 영화든, 또 해외 작품이든 가리지 않는다. 솔직히 해외에서의 영화작업이 좀 힘들긴했다. '블러드'를 찍을 때는 액션전문 배우처럼 매일같이 와이어를 타고 칼을 휘둘렀다. 영어대사도 어려웠다. 다시는 안 하겠다고 결심해놓고는 또 '설화와 비밀의 부채'에 출연해 죽자고 영어대사를 연습했다. 그래도 막상 끝내고보니 얻은 것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언제 휴 잭맨 같은 할리우드 스타와 함께 연기하겠나. 덕분에 칸 영화제에도 가봤다. 휴 잭맨과는 지금도 가끔 이 메일을 주고받는다."

-부쩍 연기욕심이 많아진 것 같은데.

"언제나 작품에 대한 욕심은 많았다. 지금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날 때면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흥분된다. 연기는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지금도 여배우로 촬영장을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고 또 좋다. 지금은 대형기획사에 소속돼 회사에서 챙겨주는대로 일하던 과거와 달리 더 다양한 루트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더 많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작품 흥행운은 없고 CF만 잘 된다는 말에 속상했을 것 같다.

"전혀. CF도 내 일인데 잘 하고 있다면 좋은 거 아닌가.(웃음)"

-결혼했기 때문인지 예전보다 많이 털털해진 것 같다.

"작품 속 캐릭터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결혼하고 난 뒤에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연기할 때도 집중이 더 잘 된다. 어릴 때부터 '좋은 배우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내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그게 이뤄진 것 같다."

-스스로도 많이 달라진 걸 느끼나.

"글쎄, 결혼후에 괜히 주변에서 나를 대하는 태도가 좀 달라진 것 같다. 내 스스로도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한다. 지금도 영화 '베를린'을 촬영중인데 대사를 하나 읊더라도 더 자신있게 내뱉는 것 같다.”

-신혼생활은?

“남편과는 여전히 연애하는 것처럼 살고 있다. 결혼후 나름대로 요리도 조금씩 해보고 있다. 남편이 운동도 좋아하는데 평일에는 같이 할 수가 없어 아쉽다."

-'첫사랑의 아이콘'이었는데 요즘 수지에게 자리를 내 준 것 같다.

"세월이 흘렀는데 그것까지 욕심을 내면 되겠나. 한 때 내가 대중들에게 그런 이미지로 부각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웃음)"

글=정지원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