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락 막내아들 이동욱, 4억여원 횡령 혐의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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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고 이후락씨의 막내아들 이동욱(50)씨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이승한)는 지인 최모씨가 못 받은 돈 15억원을 대신 받아주기로 하고 중간에서 4억8600만원을 가로챈 혐의(횡령)로 이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이씨는 2009년 4월 최씨로부터 “유명 드라마 작가 박모씨에게 꿔준 빚을 대신 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최씨는 박씨와의 관계 때문에 직접 돈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씨는 최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대가로 돈 2억6000만원을 빌려 갔다.

박씨는 이씨를 만난 직후부터 석 달 동안 모두 22번에 걸쳐 4억원이 넘는 돈을 이씨에게 전했다. 최씨에게 빌린 채무를 변제한 돈이었지만 이씨는 이 돈을 받아 모두 개인 용도로 쓴 혐의다.

최씨는 돈을 돌려 받지 못하자 이씨를 고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한 이씨가 재기하고 싶은 마음에 사업자금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아버지 이후락씨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을 지냈으며 2009년 타계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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