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구제역 하루 45건 발생 400건 육박

중앙일보

입력

영국 구제역이 20일 지금까지 하루 발생건수로는 가장 많은 45건을 기록, 총 발생건수가 394건에 달하는 등 발생 4주가 지나면서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후 처음으로 군병력을 구제역 감염 가축의 폐기작업 조정업무에 투입하는 등 구제역 퇴치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피해지역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도 발표했다.

마이클 미처 농촌대책반장은 하원에 출석해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은 지역의 농촌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금융 및 세제지원 조치들이 시행에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은행들과 피해농가들에 대한 신용대출한도 연장과 상환유예 등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적지를 관리하는 잉글리시 헤리티지가 200개소의 유적지를 다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며 자연보호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도 150개소의 출입을 추가로 재개할 예정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국립공원 관리당국은 보행로 통행재개를 검토중이며 수로관리청은 상당수의 운하통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헌병과 육군 병참전문가 등을 포함한 군병력 130여명은 데번지역에서 도축된 가축들의 폐기작업을 감독하고 있으며 또다른 80여명이 컴브리아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앞서 총리실 대변인은 감염지역의 경우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구제역 사태가 앞으로도 수개월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당수가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에 한해 오는 5월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촉구했으나 선거를 연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데번에서는 빌 파크하우스(79)라는 농민이 구제역 사태로 우울증이 악화돼 소독약을 마시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