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따라잡기] 왕즈츠의 NBA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보도에 의하면 그간 NBA 진출설이 돌던 중국국가대표 출신의 왕즈츠가 드디어 '꿈의 무대'인 NBA 코트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지난 9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6순위로 댈러스 매버릭스에 의해 지명된 그는 그동안 중국 정부와 소속팀 빠이 로케츠 측의 반대로 NBA 진출을 미뤄오다 최근 NBA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 담당관과 중국 외무부의 대화를 통해 NBA 진출이 가시화되었었다.

그의 댈러스 입단은 지난 시드니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동료 선수인 야오밍과 밍크 바테르의 NBA 진출에도 더나없는 청신호라 여겨진다.

'ESPN 메거진'을 비롯한 미국 현지의 여러 메스컴에서는 얼마전 야오밍이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면 1라운드에 충분히 지명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그가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을 수 도 있다고 했는데, 아무튼 왕즈츠의 NBA 진출로 아시아권 선수들도 NBA가 멀게만 느껴지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게 된 셈이다. (여기선 일단 레바논 출신의 로니 사이클리는 제외했다. 그는 시러큐스대를 나와 지난 8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되어 98~99시즌까지 NBA에서 뛰었었다.)

물론 이들외에 그전에 NBA 팀들의 관심을 끌었던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이는 일본 출신인 아수타카 오카야마이다. 그는 지난 81년 드래프트에서 골든스테이트에 의해 8라운드 지명되며 아시아권 선수들 중 처음으로 지명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NBA 진출에는 실패했다.

뒤를 이어 87년 드래프트에서 중국 출신인 송타오가 애틀란타에 의해 3라운드 지명되었으나 그 또한 NBA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난 95~96시즌을 앞두고 중국국가대표 출신인 마지안이 드래프트 신청을 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드래프트전에 이미 미국 대학농구에서 유타대 소속으로 NCAA 무대에서 뛰던 선수였다. 트레이닝 캠프 당시 LA 클리퍼스의 초청 선수로 참가하며 NBA 진입을 노렸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카타르 국가대표 출신인 압둘라 빈 사이드가 참가 신청을 냈으나 결국 철회하고 말았다.

왕즈츠, 야오밍, 바테르 세선수의 플레이 모습은 작년 여름 국내에서도 열린 ABA 2000 올스타 대회(아시아 농구 연맹이 주최한 대회)에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당시 왕즈츠는 얼마 뛰지 않았으나 야오밍과 바테르의 경우는 비교적 많은 시간을 뛰었었다. 특히 야오밍의 신장(229cm)과 장신이라 느릴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한 스피드는 정말 대단했다.

미국 현지의 많은 전문가들과 기자들도 그의 이러한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바테르는 다소 스피드가 느린점이 있지만 그도 7피트가 넘는 장신이다. NBC 방송에서 해설자로 있는 명센터 출신인 빌 월튼은 "그도 충분히 NBA 에서 통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NBA 에서 뛰게 된다면 괜찮은 백업 센터의 역할은 충분히 할 것이다."며 칭찬했다.

당장 왕즈츠의 NBA 진출과 야오밍, 바테르의 NBA 진출 가능성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바로 NBA 측은 12억 인구를 가진 중국과 미국내 중국인들의 큰 시장에 주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선수들이 지닌 훌룡한 기량이 가장 우선 순위이지만 마케팅 능력에 있어 미국 4대 스포츠중에서 제일을 자랑하는 NBA 측이 시장성을 간과했을리는 없다.

그동안 리그에 진출한 비 미국인 선수들의 대부분은 유럽, 아프리카 출신이었다. 따라서 중국 선수들의 진출은 그야말로 NBA가 전세계적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또하나의 신호로 보인다.

이제 왕즈츠와 드래프트 참가가 유력한 야오밍, 바테르 모두 NBA 에진출한다면 모든 비 미국 출신 선수들이 겪은 과정을 그대로 경험할 것이다. 문제는 역시 적응력이다.

*바테르는 원래 몽고 출신이었으나 중국으로 귀화한 경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