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들, 미-일정상회담 결과에 `시큰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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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전문가들은 20일 경제침체와 일본의 구조조정 방안 이 논의된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총리간 정상회담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이와경제연구소의 나카노 미쓰히로 연구원은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성명과 관련, '놀랄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모리 총리의 구조조정 약속에 대해 '세계시장이 주시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다'면서 '일본정부가 정말로 구조조정을 할것이며 한다면 어느정도나 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도이체증권의 무샤 료지 연구원도 이번 정상회담 성명 내용이 지난달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열린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담 코뮈니케 내용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무샤 연구원은 일본정부가 금융부문의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과감한 정책을 도입하고 구조조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모리 총리에게 촉구한 부실채권 처리문제에 언급, '일본정부는 금융기관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부문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토 다카도시 전(前)대장성 국제담당 차관도 부실채권 처리는 일본정부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의무라고 지적했다.

현재 도쿄-미쓰비시은행 고문으로 활동하는 그는 '일본은 다음 정상회담때까지 가시적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 문제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토 고문은 미-일 정상회담 성명이 환율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하락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고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 환율문제를 약간이라도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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