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질GNI, 교역조건악화로 2.3% 증가에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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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8.8% 성장했으나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3% 증가에 그쳐 체감경기가 지표경기에 크게 못미쳤다.

또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전년보다 12.6% 늘어난 9천628달러를 기록, 1만 달러 돌파에 실패했다.

한국은행은 20일 `2000년 국민계정(잠정치)'을 발표, 지난해 민간소비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실질경제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8.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원화를 기준으로 한 실질국민총소득은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데다 반도체,정보통신기기 등 수출품 가격은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돼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질GNI 성장률과 실질GDP 성장률사이의 격차는 6.5% 포인트로 지난 99년의 1.5% 포인트에 비해 크게 확대됐으며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은 64조5천808억원에 달했다.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9천628달러로 전년의 8천551달러보다 1천77달러가 늘어났다.

명목 GDP는 전년보다 7.1% 증가한 517조966억원이었으며 달러 기준으로는 대미 달러 환율 하락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한 4천574억달러였다. 명목 GDP는 세계 13위로 전년도와 같았고 1인당 GNI는 세계 36위로 1계단 올라갔다.

분기별로는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는 설비투자 등 내수와 수출의 높은 증가세로 전년동기대비 10.5% 성장했으나 4.4분기중에는 내수 신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4.6% 성장에 그쳤다.

산업별로는 경공업제품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컴퓨터.통신기기 등 정보통신기기와 산업용기계 등의 내외수요가 늘어 제조업이 15.4%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통신업, 방송업 등의 호조로 9.0% 늘어났다.

이에 비해 농림어업은 어획량 감소로 0.1% 증가에 그쳤으며 건설업은 주거용 및 상업용 건물건설이 부진한데다 공항 철도 전력시설 등 사회간접시설 건설도 줄어 3.7%가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요면에서는 PC, 가전제품 의류 및 가사용품 등 가계지출이 늘어 민간소비가 7.1% 증가했고 고정투자는 건설투자가 부진했으나 설비투자의 큰 폭 증가로 11.0% 증가했다.

정정호(鄭政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산업분야에서는 정보통신업이, 내수와 수출 중에서는 수출이 작년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면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돼 앞으로 해외 요인이 경제성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내수상품 가격이 상승했으나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품 가격이 내려 전년보다 1.5% 하락했다.

한편 지난해 총저축률은 32.3%로 전년의 32.9%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며 국내총투자율은 설비투자 증가로 전년보다 크게 높아진 28.8%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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