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전문가들의 ‘우리집 별난 삼계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빅마마’ 이혜정(56·‘키친네뜨’ 대표)씨

우리 집에선 인삼 없는 삼계탕을 끓인다. 엄밀히 말해 삼계탕이 아니라 닭국이다. 인삼이 아무한테나 맞는 게 아니란 생각에서다. 삼계탕의 가장 큰 장점은 고단백 음식이란 것.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 콩을 넣어 단백질을 보강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우선 닭의 껍질을 모두 벗기고 4등분한다. 뜨겁게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넉넉히 붓고 손질한 닭을 넣어 앞뒤로 지진다. 겉이 하얗게 익었을 때 청주 3분의 1컵을 닭 위로 붓는다. 그리고 닭이 충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20분 정도 끓인다. 여기에 통마늘을 10~12개 정도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 뒤에 불려놓은 메주콩 1컵을 넣고 또 10분을 더 끓인다. 섬유질을 보충하기 위해 배추도 넣는다. 조리 맨 마지막 단계에 알배기 배추 한 포기를 큼직큼직하게 잘라 넣고 배추가 흐물흐물해질 때 떠서 먹으면 된다. 간은 따로 하지 않는다. 대파 흰 부분과 소금·후추를 각자 취향에 맞게 섞어 먹도록 따로 내놓는다.

배천 조씨 종부 김현숙(58·한정식집 ‘고가’ 대표)씨

닭을 물에 담가 삶지 않고 쪄서 만드는 게 우리 집 삼계탕이다. 닭의 껍질을 모두 벗긴 뒤 배 속에 불린 찹쌀을 집어 넣고 이쑤시개로 고정시킨다. 닭 표면엔 곱게 간 천일염과 로즈마리 가루·후추를 골고루 발라 밑간을 한다. 30분~1시간 정도 두면 간이 잘 밴다. 이렇게 준비한 닭은 삼베 천을 깐 삼발이 위에 올려 찐다. 삼발이 밑의 물에 인삼·대추·황기·천궁·생강·통마늘·양파·파뿌리·생로즈마리 등을 넣어 끓이면 닭에 삼계탕 특유의 맛과 향이 입혀진다.

닭이 다 익은 뒤에는 배 속의 찰밥을 꺼내 따로 담고, 닭은 살만 발라 찢어 둔다. 또 국물은 걸러 국으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한다. 닭 껍질을 모두 벗긴 뒤 쪘기 때문에 밑 국물에 기름기가 많지 않다. 밥과 고기·국물을 모두 섞어 먹는 것보다 이렇게 따로 먹는 게 훨씬 정갈해 보인다. 닭고기는 밑간이 돼 있으므로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천일염+허브 가루’나 ‘마늘식초+국간장+생강청’ 소스에 찍어먹어도 잘 어울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